[004] [개념]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Ⅳ

2021. 5. 10. 18:34유튜브 원고/혀기네카페의 롤코라떼

[004] [개념]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Ⅳ 〔5/5〕

 

 

영상으로 보기 :: youtu.be/4T5jcJuzzW0

 

알고 타야 더 맛있는 롤코라떼, 지금 출발합니다. 안녕하세요, 혀기네카페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지난 Ⅰ부부터 Ⅲ부에 걸쳐 롤러코스터의 다양한 분류 방법을 알아 보았고, 이들 분류법은 롤러코스 자체의 특성과 연관된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롤러코스터는 외적 요소를 통해서도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번 Ⅳ부에서 소개할 분류법은 롤러코스터 자체의 특성에 근거하지는 아니지만, 탑승자의 체험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을 따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행 중 라떼 흘리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고,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제Ⅳ부 지금 출발합니다.영상에 고유명사와 개념용어가 많이 등장합니다. 영상 하단의 버튼을 클릭하여 자막과 함께 시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It's Coastertime!

 

다양한 모양의 아웃도어 롤러코스터

이번 Ⅳ부에서 소개할 첫 번째 분류 기준은 롤러코스터가 설치된 장소입니다. 롤러코스터가 실내에 건설되었는지 실외에 건설되었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입니다. 야외에 설치된 것을 아웃도어(Outdoor) 롤러코스터라고 부릅니다. 'T 익스프레스', '드라켄', '블랙홀 2000', '카멜백' 등 대다수의 롤러코스터는, 특히 규모가 큰 롤러코스터는, 아웃도어 롤러코스터에 속합니다.

 

바깥에 설치된 롤러코스터는 모두 아웃도어 롤러코스터라고 부르지만, 실내에 설치된 것은 다시 두 종류로 나눌 수 있고, 이들을 각각 인도어(Indoor) 롤러코스터인클로즈(Enclosed) 롤러코스터라고 부릅니다. 인도어 롤러코스터는 아웃도어 롤러코스터와 직접 대비되는 말로, 실내에 있기만 하면 인도어 롤러코스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인클로즈 롤러코스터에는 조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분사 "enclosed"(인클로즈)는 울타리로 둘러졌다는 뜻으로, 울타리로 둘러져 있다고 함은 그 안과 밖의 경계가 명확함을 함축합니다. 우리는 롤러코스터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경계는 롤러코스터를 위한 땅과 그렇지 않은 땅을 구분하는 경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인클로즈 롤러코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롤러코스터가 해당 롤러코스터를 위해 만들어진 건물 안에 있어야 합니다.

 

비유를 하자면, 내가 집 밖에서 노숙을 하면 아웃도어이고, 집 안에서 잠을 자면 인도어입니다. 집 거실 소파에 누워 자거나 바닥에서 자거나 주방 식탁 의자에 앉아서 졸고 있거나 집안 어디서 잠을 자든 인도어에 해당하는 반면, 인클로즈가 되기 위해서는 나 만의 취침을 위한 공간인 내 방 침대에 누워서 자야만 합니다. 따라서 '후렌치 레볼루션'은 실내 공간에 설치되긴 했지만 다른 놀이기구와 공유되는 개방적인 공간에 위치하기에 인도어 롤러코스터이고, 자신 만의 독자적인 실내 공간을 지닌 '혜성특급'은 인클로즈 롤러코스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대다수의 롤러코스터 마니아들은 인도어 롤러코스터와 인클로즈 롤러코스터를 철저히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인클로즈 롤러코스터를 인도어 롤러코스터의 한 종류라고 포함 관계로 보는 이들도 있고, 두 용어를 아무 구분 없이 혼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인도어 롤러코스터인 '후렌치 레볼루션'과, 인클로즈 롤러코스터인 "혜성특급'

그러나 자신 만의 공간의 유무에 따라 탑승자 입장에서 느끼는 차이는 상당히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두 용어를 구분하여 사용할 것을 권해 드립니다. 아웃도어 및 인도어 롤러코스터와 달리 인클로즈 롤러코스터는 다크 라이드의 요소를 지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크 라이드(Dark ride)란, 폐쇄된 어두운 공간에서 탑승물을 타고 배회하며 주변의 장면 즉 씬(scene)을 감상하는 어트랙션을 말합니다. 마치 탈 것을 타고 이동하며 영화나 연극의 장면 장면을 구경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놀이기구입니다. 때문에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잘 갖추는 것이 훌륭한 다크라이드의 조건 중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신밧드의 모험'이나 '지구 마을'이 한국의 대표적인 다크 라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트란티스'의 일부 구간과 '혜성특급'에서도 스릴을 만끽함과 동시에 다양한 재미있는 장면을 구경할 수도 있지요.

 

아웃도어와 인도어와 인클로즈 롤러코스터는 이론 상으로는 아주 분명하게 나누어지지만, 실제로는 앞서 살펴 보았던 다른 기준들과 달리 점이지대가 매우 많은, 유동적이면서도 유연한 기준입니다. 자신 만의 방을 지녔지만 안과 밖을 왔다갔다하는 아트란티스는 인클로즈 롤러코스터이나 부분적으로는 아웃도어 롤러코스터이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전체적으로는 인도어 롤러코스터이나 일부분이 외부에 노출된 아웃도어 롤러코스터도 있고, 인도어 롤러코스터와 인클로즈 롤러코스터를 드나드는 롤러코스터의 형태도 존재합니다.

 

이번 영상에 소개할 두 번째 분류 기준은 주행 방향입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ユニバーサル・スタジオ・ジャパン/Universal Studios Japan)에는 동일한 트랙을 앞으로 달리는 버전과 뒤로 달리는 버전 두 가지가 존재하는 '할리우드 드림 더 라이드'(ハリウッド・ドリーム・ザ・ライド/Hollywood Dream: The Ride)가 있습니다. 이 말을 조금 더 있어 보이게 한다면, 탑승자의 시선 방향과 탑승물의 주행 방향이 일치하는 정방향(正方向/Forward) 롤러코스터와, 탑승자의 시선 방향과 탑승물의 주행 방향이 정반대인 역방향(逆方向/Backward) 롤러코스터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른 모든 것을 그대로 두고 열차만 변경하면 정방향 이었던 것이 역방향이 될 수도, 역방향이 정방향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원래는 정방향 롤러코스터이던 '레이싱 코스터'가 기간 한정으로 역방향 롤러코스터로 운행되었던 적이 있죠. 또한 어떤 롤러코스터는 앞뒤 좌석을 서로 등 지게 배치하거나 서로 마주 보게 하는 경우도 있어, 동일한 탑승물 안에서도 좌석에 따라 정방향과 역방향이 나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주행 방향에 따른 분류 역시 위치에 따른 분류만큼 유동적입니다.

 

순환적인 레이아웃을 지닌 옛 '스페이스 2000'과 셔틀 롤러코스터인 '부메랑'

동일한 롤러코스터의 동일한 좌석이 교대로 정방향과 역방향으로 달리는 재미있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러한 롤러코스터는 특별히 셔틀(Shuttle) 롤러코스터라고 칭합니다. 정해진 구간을 오고 가는 셔틀 버스처럼 특정 구간을 오가는 롤러코스터라는 의미로, 대구 '이월드''부메랑'도 셔틀 롤러코스터의 일종입니다. 보통의 롤러코스터는 주행 중 운동에너지를 항상 0 이상으로 유지하며 트랙을 한 바퀴 돌고 시작점으로 복귀합니다. 이러한 일반적인 구성을 '순환적'(循環的/Circular)이라고 합니다. 반면, 셔틀 롤러코스터의 트랙 레이아웃은 순환적이지 않고, 특정 지점에서 탑승물의 운동에너지가 0이 되도록 유도하여, 탑승물이 왔던 길을 반대 방향으로 내달리게 합니다. 때문에 셔틀 롤러코스터는 기본적으로 정방향으로 한 번, 역박향으로 한 번 주행하게 됩니다.

 

재미는 있지만 한계 역시 명확했던 탓에 셔틀 롤러코스터는 2000년 즈음에 반짝 인기 몰이를 했던 롤러코스터였습니다.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나 싶더니, 요즘은 트랙 전체를 보면 순환적이지만 일부 구간에서 셔틀 롤러코스터의 요소를 차용한 롤러코스터가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s)'미이라의 복수'(Revenge of the Mummy)는 앞으로 달리던 탑승물이 특정 지점에서 뒤로 달리기 시작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순환형 트랙을 완주합니다. 보다 최근에는 보다 거대한 대형 롤러코스터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셔틀 롤러코스터의 요소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멀티패스(Multi-Pass)에 해당하는 이야기]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스피닝 및 4차원 롤러코스터 등, 지난 시간에 소개했던 회전하는 롤러코스터는 정방향과 역방향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합니다. 어차피 좌석이 계속 돌고 돌아가니까요. 역방향 롤러코스터는 뒤로 달린다는 것이 굉장히 큰 특징이고 대표적인 셀링 포인트인데, 회전하는 롤러코스터들에게는 그보다 더욱 임팩트가 강한 특이점이 있다는 점 역시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가파른 산비탈을 활용한 터레인 롤러코스터 '헤어 레이저'와 '마인 트레인'

다시 아웃도어 롤러코스터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 합니다. 아웃도어 롤러코스터 중에는 터레인(Terrain) 롤러코스터라는 것이 있습니다. 영어로 "terrain"(터레인)은 지형을 뜻하고, 터레인 롤러코스터는 롤러코스터가 설치된 지형이 롤러코스터의 특성에 큰 영향을 준 경우를 의미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형을 활용"하는 롤러코스터는 모두 터레인 롤러코스터라고 여깁니다.

 

흥미로운 수학 문제 하나를 풀어 볼까요? T 익스프레스의 보도자료를 보면, 최고 높이가 56미터인데 낙하 거리가 46미터라는, 피타고라스 울리는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46²=56²+x²❞ ???

 

사실 이 문제는 T 익스프레스가 산중턱에 위치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최고 높이 56미터는 비탈 아래에서 측정한 높이였습니다.

 

스펙을 올리기 위한 마냥 꼼수이기만 하지 않은 것이, T 익스프레스를 산중턱에 건설한 덕에 최고 높이에서 보다 먼 곳까지 탑승자의 시야에 들어와, 탑승자는 자신이 보다 높이 올라왔다고 느끼게 되고, 스릴이 배가 된다는 (장점이 분명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이처럼 롤러코스터가 설치된 지형을 활용하여 스릴을 증폭하거나 특색을 더하는 경우 역시 저는 터레인 롤러코스터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T 익스프레스는 터레인 롤러코스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보다 엄밀하게 "지형을 타고 이동"하는 롤러코스터 만을 터레인 롤러코스터로 인정합니다. 산 위에 지어진 롤러코스터 말고 산세를 타고 달리는 롤러코스터 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보다 엄밀한 정의를 적용한다면, 지금은 사라진 '독수리요새'가 현재로서는 한국 유일 처음이자 마지막 터레인 코스터였다고 말해야 합니다. 독수리요새가 정말 명작입니다.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이, 워터 코스터(Water Coaster)는 전혀 다른 기준으로 분류한 롤러코스터라는 점니다. 앞선 이야기를 듣고 워터 코스터를 물 위에 지어진 롤러코스터를 부르는 명칭이라고 잘못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워터 코스터는 설치된 장소와는 연관성이 전혀 없습니다. 워터 코스터는 트랙의 일부 구간을 워터 라이드 어트랙션의 트랙으로 대체하거나, 혹은 롤러코스터의 트랙과 워터 라이드의 트랙의 요소를 혼합한 것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후자의 경우 레일 위로 물이 차 있을 뿐 수상 구간에서도 탑승물이 여전히 레일에 고정되어 이동하지만, 전자의 경우에는 수상 구간에서 탑승물과 레일이 완전히 분리되어 탑승물이 실제로 물 위를 떠서 이동합니다. 물론, 분위기를 더하기 위해서 워터 코스터를 물 위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나, 물 위에 설치되지 않는다고 하여 워터 코스터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개장을 앞두고 있는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의 아직 이름이 발표되지 않은 셔틀 롤러코스터가 한국 최초의 워터 코스터가 될 예정입니다.

 

워터 코스터와는 다르게 '드라켄'의 용골 만이 물을 가르는 모습

참고로 '드라켄'의 마지막에 물이 튀기는 것은, 레일 위의 탑승물이 수면으로부터는 충분히 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탑승물 아래에 부착된 긴 지느러미(용골; 龍骨/keel) 만이 물을 가르며 물 기둥을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드라켄은 워터 코스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많은 분류 기준을 살펴보았고, 이번 Ⅳ부의 마지막에는 워터 코스터를 통해 트랙의 형태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어지는 Ⅴ부에서는 트랙의 형태에 따라서 롤러코스터를 분류하는 방법을 몇 가지 더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Ⅴ부 열차 바로 들어옵니다. 안전선 밖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