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 [개념]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Ⅴ

2021. 5. 10. 19:19유튜브 원고/혀기네카페의 롤코라떼

[005] [개념]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Ⅴ 〔5/10〕

 

 

영상으로 보기 :: youtu.be/u4HT4kRCcME

 

알고 타야 더 맛있는 롤코라떼, 지금 출발합니다. 안녕하세요, 혀기네카페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지난 Ⅲ부까지 롤러코스터의 기본적인 분류 기준을 알아 본 후, Ⅳ부에서는 부수적인 분류법에 관해 훑어보았습니다. 이어서 이번 Ⅴ부에서도 부수적인 기준 몇 가지를 살펴 볼 예정입니다. 이번에 살펴볼 롤러코스터는 Ⅳ부에서 보았던 워터 코스터처럼 트랙의 형태에 특색이 있어 보는 재미가 있을 것입니다. 주행 중 라떼 흘리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고,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제Ⅴ부 지금 출발합니다. 영상에 고유명사와 개념용어가 많이 등장합니다. 영상 하단의 버튼을 클릭하여 자막과 함께 시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It's Coastertime!

 

좌식 철재 하면마찰 롤러코스터의 모식도와, 목재 하면마찰 롤러코스터의 모식도

롤러코스터는 탑승물의 바퀴와 레일의 접합 방식에 따라서도 분류할 수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먼저 하면마찰(下面摩擦/Underfriction) 롤러코스터를 소개하겠습니다. 얼핏 보면 어려운 단어처럼 보이지만, 한자 그대로 풀이해서 아래(下/under)쪽 면(面)에서 마찰(摩擦/friction)이 발생한다는 뜻으로, 전혀 어렵지 않은 단어입니다. 그런데 무엇의 아래에서 마찰이 발생할까요? 바로 레일의 아래입니다. 일반적인 좌식 롤러코스터를 기준으로 했을 때, 레일의 아래쪽에서 마찰이 발생합니다. 그러면 왜 레일 아래에서 마찰이 생길까요? 롤러코스터의 바퀴가 레일의 아래쪽을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격렬하게 움직이는 탑승물이 붕 떠서 탈선하지 않도록 바퀴가 레일 아래에서 꽉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합니다.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처럼 거꾸로 매달린 롤러코스터라면 바퀴가 레일 위쪽에 달린 경우를 의미하겠지요? 그리고, 철재 롤러코스터와 목재 및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의 바퀴가 살짝 다릅니다. 하면마찰 롤러코스터에는 총 세 가지 종류의 바퀴가 부착되는데, 레일 아래를 지나가는 바퀴와 레일 위를 지나가는 바퀴와 레일 옆면을 지나가는 바퀴가 필요합니다. 철재 롤러코스터에서는 세 종류의 바퀴가 바깥에서 레일을 감싸는 모양을 한다면, 목재 및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에서는 반대로 세 바퀴가 레일의 안쪽에 감싸진 형태를 합니다.

 

이처럼, 하면마찰 롤러코스터에는 레일 아래로만 바퀴가 달린 것이 아닙니다. 레일 옆면과 레일 위를 따라서도 바퀴가 지나갑니다. 그럼에도 하면마찰 롤러코스터라는, 아래쪽을 특히 강조한 이름이 붙은 것은, 그만큼 레일 아래에 난 바퀴가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사실 중요하지 않은 바퀴는 없습니다. 위를 지나는 바퀴가 없다면 탑승물이 달릴 수 없을 것이고, 레일 옆면의 바퀴가 없다면 또 다른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롤러코스터가 처음 탄생했을 때부터 필요했던 상부와 측면의 바퀴와는 달리, 하면 바퀴는 롤러코스터의 탄생 이후에 발생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추가되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오늘날 새로 지어지는 롤러코스터는 9할9푼 이상이 하면마찰 롤러코스터입니다. 그러나 하면마찰 롤러코스터가 등장하기 전에는 모든 롤러코스터가 측면마찰(側面摩擦/Side-friction) 롤러코스터라는 다른 종류의 롤러코스터였습니다. 레일 아래로는 바퀴가 지나가지 않고, 레일의 위와 옆에만 바퀴가 닿아 있는 형태였습니다. 먼 옛날 롤러코스터의 조상뻘 되는 놀이기구에서는 바퀴가 레일 위로만 지나갔고, 레일의 옆면에도 바퀴가 닿는 측면마찰 바퀴가 도입된 최초의 현대식 롤러코스터가 등장하며 측면마찰 롤러코스터가 롤러코스터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측면마찰 바퀴 덕분에 탑승물이 옆으로 탈선하는 일은 막을 수 있었지만, 탑승물이 위로 붕 뜨며 수직으로 탈선하는 일은 막을 수 없었기에, 측면마찰 롤러코스터가 표준이던 시대에는 브레이크꾼이 탑승물에 함께 탑승하여 속도를 잡아주곤 했다고 합니다. 하면마찰 롤러코스터의 탑승물은 레일에 딱 고정되어 있으나, 측면마찰 롤러코스터의 탑승물은 레일에 닿아 있긴 하지만 레일에 고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측면마찰 롤러코스터의 모식도와, 브레이크꾼의 사진(©Theme Park Review)

하면마찰 롤러코스터의 등장 이후 놀이공원 입장에서는 여러 모로 번거로운 측면마찰 롤러코스터가 필요 없어졌고, 현재 운영 중인 측면마찰 롤러코스터를 찾기란 사막에서 바늘 찾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옆 나라인 일본 나고야의 '히가시야마 동식물원'(東山動植物園)에는 '슬로프 슈터'(スロープシューター/Slope Shooter)라는 측면마찰 롤러코스터가 있기에, 우리는 제법 가까이서 측면마찰 롤러코스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단, 슬로프 슈터에는 급상승 구간이 없기 때문에 브레이크꾼이 필요하지 않고, 호주의 '루나 파크 멜버른'(Luna Park Melbourne)에 가면 '시닉 레일웨이'(Scenic Railway)라는 브레이크꾼과 함께 타는 측면마찰 롤러코스터가 존재합니다. 한국은 롤러코스터의 불모지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주변 여라 나라에 정말 다양한 롤러코스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세계적으로 봤을 때 사실 한국은 롤러코스터 접근성이 굉장히 좋은 지역 중 한 곳입니다.

 

봅슬레이 롤러코스터의 모식도와, 실제 봅슬레이 롤러코스터의 사진(©Europa-Park)

측면마찰 롤러코스터처럼 탑승물이 레일과 닿아 있긴 하지만 고정은 되어 있지 않은 롤러코스터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봅슬레이(Bobsled) 롤러코스터입니다. 이름처럼 봅슬레이의 원리를 그대로 적용한 롤러코스터로, 넓은 의미의 측면마찰 롤러코스터에 속하기는 하지만, 여타 측면마찰 롤러코스터와 달리 레일의 단면이 "U"자형인 것이 특징입니다. 관성에 의해 유선형의 구간에서는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처럼 환경과 탑승자의 무게에 따라 탑승물이 기울어지는 정도가 다릅니다. 봅슬레이 롤러코스터에도 목재 롤러코스터와 철재 롤러코스터가 있는데, 봅슬레이 롤러코스터 자체가 굉장히 드물고 꾸준히 철거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목재 봅슬레이 롤러코스터는 2021년 현재 전 세계에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산골짜기에 딱 하나 있습니다.

 

탑승물이 관형 트랙의 내부를 통과하는 전형적인 파이프라인 롤러코스터의 모식도와, '스카이 프라자 코멧'과 같은 형태의 파잎라인 롤러코스터의 모식도

철거가 추세인 롤러코스터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파이프라인(Pipeline) 롤러코스터입니다. "동양의 오락"이라는 뜻의 일본 '토고'(東娛/Togo) 사에서 개발한 롤러코스터입니다. 레일의 위나 아래를 지나는 다른 롤러코스터와 달리, 파이프라인 롤러코스터의 탑승물은 레일의 가운데를 지납니다. 때문에 파이프라인 롤러코스터는 레일과 탑승물의 바퀴와 탑승자가 수평 방향으로 일직선 위에 놓인다는 아주 큰 특징을 지닙니다. 탑승물이 원통 모양의 관형 철골 트랙 안을 통과하여, 탑승물이 완벽히 레일 안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경우만 파이프라인 롤러코스터라고 칭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레일이 완전한 원통형이 아니더라도, 레일과 바퀴와 탑승자가 수평 방향으로 일직선을 이룬다면 파이프라인 롤러코스터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실 후자의 주장을 따르더라도 파이프라인 롤러코스터에 추가되는 것은, 지금은 사라진 부산의 '롯데월드 스카이프라자'에 있던 '스카이 프라자 코멧'이 유일합니다. 어느 쪽이든, 지난 Ⅰ부에서 레일과 탑승물과 탑승자의 위치 관계를 기준으로 롤러코스터를 분류할 때 함께 소개해도 됐지만 굳이 이제 와서 소개하는 이유는, 파이프라인 롤러코스터를 만들던 회사 두 곳이 모두 문을 닫았고, 이후 지금까지도 이를 계승하려는 회사가 아무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즉, 이미 사장된 롤러코스터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출에 한계가 명확하여 다양화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으로 보입니다. 토고 사가 영업을 잘 했는지 일본 이곳저곳에 많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것들이 유지 및 관리의 문제로 철거되면 완전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기종입니다.

 

싱글 레일 롤러코스터의 모식도와, 싱글 레일 롤러코스터의 형태를 탈피한 바이크 코스터 '트론'

이와 반대로 심폐소생에 성공한 롤러코스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현대식 롤러코스터에는 트랙 좌우에 두 개의 주(主)레일이 나란하게 놓여 있습니다. 탑승물 왼 쪽의 바퀴들은 왼 쪽 주 레일을, 오른 쪽 바퀴들은 오른 쪽 주 레일을 감싸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싱글 레일(Single-rail) 롤러코스터의 경우에는 마치 모노레일처럼 레일 하나에 모든 바퀴가 고정됩니다. 싱글 레일 롤러코스터는, 트랙을 여러 개 나열해 놓고 각각의 레일에서 말 모양의 탑승물을 동시에 출발 시켜 마치 경마를 보는 것 같은 스티플체이스(Steeplechase) 롤러코스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영어로 '장애물 경마'라는 뜻의 "Steeplechase"(스티플체이스)는 이후 이륜차 모양의 탑승물을 도입하며 바이크 코스터(Bike coaster)로 컨셉 변화를 꾀하거나, 서스펜디드 싱글 레일 코스터로 진화하기도 했지만, 재미에 비해 지나치게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등 단점이 부각되면서 사장길을 걷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 신흥 강자인 '로키 마운틴 컨스트럭션'(Rocky Mountain Construction) 사가 '랩터 트랙'(Raptor Track)이라는 스릴 만점 초대형 싱글 레일 롤러코스터를 공개하며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바이크 코스터는 더 이상 싱글 레일 롤러코스터는 아니지만 '디즈니랜드'(Disneyland)'트론'(Tron)과 같은 형태로 계보를 이어가고 있기도 합니다. 한편, 우리와 가장 가까운 싱글 레일 롤러코스터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Universal Studios Singapore)'캐노피 플라이어'(Canopy Flyer)라는 싱글 레일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입니다. 싱글 레일 롤러코스터에 관한 다양한 재미있는 이야기는 별도의 영상에서 보다 자세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로봇 암 롤러코스터의 홍보 이미지(©BEC Rides)와, 로봇 암 롤러코스터의 특성을 표현한 모식도

레일이 아닌 탑승물의 모양이 특이해서 화제가 된 롤러코스터도 있습니다. 바로 로봇 암(Robot Arm) 롤러코스터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딱히 분류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고, 모양새의 임팩트가 너무 강렬하다 보니 별칭이 붙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로봇 팔 모양의 기계 양 끝이 각각 레일과 좌석에 연결되어 있는 구조인데, '에버랜드''로봇 VR'이 레일을 따라 이동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로봇 VR도 충분히 어지러운데 레일을 타고 달린다니, 보통의 인간이 감당할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때문에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s)'해리 포터와 금지된 여행'(Harry Potter and the Forbidden Journey)처럼, 아직은 굴곡이 없거나 매우 작은 평평한 레일 위를 움직이며 다크 라이드 형식으로 운영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을 롤러코스터로 여기기 매우 애매하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혹시 모릅니다, 언젠가 게임 『롤러코스터 타이쿤 3』'로보틱 코스터'(Robotic Coaster)처럼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정말 언젠가는요.

 

레이싱 롤러코스터인 '트위스티드 콜로서스'(© Six Flags Entertainment Corporation)와, 듀얼링 롤러코스터인 '배틀스타 갤럭티카: 인간 vs. 사일론( Resorts World at Sentosa)

함께 해야 가치가 있는 롤러코스터도 있습니다. 트랙이 하나가 아닌 롤러코스터로, 바로 레이싱(Racing) 롤러코스터듀얼링(Dueling) 롤러코스터입니다. 이들은 둘 이상의 트랙이 서로 맞물려 있는 롤러코스터를 의미합니다. 둘 이상의 트랙이 서로 나란히 늘어선 구간이 많아 경주를 하는 것 같아 보이면 레이싱 롤러코스터이고, 나란하기 보다는 얽히고설켜 있어 투닥투닥 싸우는 것 같거나 대결을 펼치는 것 같아 보이면 듀얼링 롤러코스터입니다. 레이싱 롤러코스터의 대표 사례가 바로 앞에서 언급한 스티플체이스 롤러코스터입니다. 아쉽게도 우리와 가까운 곳에는 현재 운영중인 레이싱 롤러코스터가 없습니다. 한때 일본에 제법 많은 수의 레이싱 롤러코스터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철거된 상태입니다. 대신 유니버설 스튜디오 싱가포르에는 '배틀스타 갤럭티카: 인간 vs. 사일론'(Battlestar Gallactica: Human vs. Cylon)이라는 듀얼링 롤러코스터가 있습니다. 이 롤러코스터의 정말 특이한 점은 하나는 좌식 롤러코스터인데, 다른 하나는 인버티드 롤러코스터라는 점입니다. 보통 좌식이면 둘 다 좌식, 인버티드이면 둘 다 인버티드인데, 혼합식 듀얼링 롤러코스터가 같은 아시아에 있다니, 참 행운입니다. 단, 근 10년 간 탑승자의 소지품이 낙하하여 다른 탑승자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전 세계에서 다발하면서, 세계적으로 탑승물이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시차를 두고 출발 시키게 되었기에, 이제는 레이싱과 듀얼링 롤러코스터의 참 재미를 느끼기 어려워졌습니다. 우리 모두 롤러코스터 탑승 시 소지품은 보관함에 넣어 두고 탑승하는 등 안전 수칙을 꼭 지킵시다.

 

지금까지 롤러코스터를 분류할 수 있는 정말 많은 기준에 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이쯤에서 의문을 갖게 되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라켄'은 한국 최초의 "다이빙 코스터"라던데, "다이빙 코스터"는 지금까지 소개한 어떤 기준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것 같고, 그렇다면 "다이빙 코스터"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이 궁금증은 마지막 남은 Ⅵ부에서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Ⅵ부 열차 바로 들어옵니다. 안전선 밖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