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 [개념]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Ⅵ

2021. 5. 15. 00:03유튜브 원고/혀기네카페의 롤코라떼

[006] [개념]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Ⅵ 〔5/15〕

 

 

영상으로 보기 :: https://youtu.be/-gLWHKw1Lzo

 

알고 타야 더 맛있는 롤코라떼, 지금 출발합니다. 안녕하세요, 혀기네카페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지난 Ⅴ부까지는 롤러코스터를 분류할 수 있는 온갖 가지 기준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온갖 가지 분류 체계로도 구분할 수 없는 정말 더욱 온갖 가지의 롤러코스터가 남았습니다. 마지막 Ⅵ부에서는 이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롤러코스터에는 왜 이렇게 종류가 많은 것인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주행 중 라떼 흘리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고,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제Ⅵ부 지금 출발합니다. 영상에 고유명사와 개념용어가 많이 등장합니다. 영상 하단의 버튼을 클릭하여 자막과 함께 시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It's Coastertime!

 

한국에서 차량의 길이가 가장 긴 'T익스프레스'와, 다이빙 코스터라는 특성에 맞추어 3량이라는 짧은 열차를 편성한 '드라켄'

흔히 '드라켄'이 한국 최초의 다이빙 코스터(Dive coaster)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Ⅰ부에서 Ⅴ부에 걸쳐 살펴 보았던 내용 중 "다이빙 코스터"라는 항목은 없었고, 무언가를 다이빙 코스터로 분류할 만한 기준 역시 없었습니다. 이전까지 살펴본 바로는 드라켄은 좌식 플로어리스 아웃도어 롤러코스터이고, 정방향으로 달리면서 평범하게 주 레일 두 개를 지닌 하면마찰 롤러코스터입니다. 여타 롤러코스터와 비교해 보았을 때 특별히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딱 한 가지, 다이브 드랍(Dive drop)이라 불리는 무시무시한 수직 낙하 구간을 빼면 말이죠.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 참 좋아지면서 100도 이상으로 낙하하는 롤러코스터가 대거 등장한 마당에, 수직 낙하 정도는 세상에 널리고 깔리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다이브 드랍은 탑승물을 바로 수직으로 떨구는 것이 아니라 하강하기 직전 몇 초 동안 탑승물을 레일에 90도에 가깝게 고정하여 매달아 둔다는 점에서 여전히 특이합니다. 이때 극대화되는 긴장감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그러나 너무 무섭다는 이유 만으로 다이빙 코스터가 특별 취급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무서운 건 주관적이고 가장 무서운 건 기술이 더 발전하면 언제든 대체될 수 있습니다. 다이빙 코스터가 특이한 점은, 롤러코스터의 모든 구성 요소가 이 다이브 드랍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탑승물이 앞뒤로 길다면 제일 앞 탑승자와 제일 뒤 탑승자가 느끼는 스릴의 간극이 커질 것입니다. 다이브 드랍에서 제일 앞 탑승자는 수직으로 매달리겠지만 제일 뒤 탑승자는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를 테니까요. 그래서 다이빙 코스터의 탑승물은 두 줄에서 세 줄로 짧게 구성되었지만, 대신 좌우 길이를 늘려 한 줄에 여섯 명 이상이 앉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수직 낙하 뒤로 이어지는 다양한 특수 트랙과, 워터 스파우트가 대미를 장식한다는 점 역시 드이브 드랍을 특히나 돋보이게 합니다.

 

카멜 백 구간이 아주 도드라지는 한국의 대표 카멜 백 롤러코스터 '카멜 백'의 거대한 카멜 백 구간과, 큐라인 간판

이처럼 롤러코스터의 특정 요소가 매우 부각되어 있거나, 이전엔 없었던 새로운 요소가 도입되었을 경우, 해당 요소에서 이름을 따서 새로운 명칭을 만들기도 합니다. 드라켄과 같은 롤러코스터는 다이브 드랍이 하드 캐리를 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다이빙 코스터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롤러코스터는 드라켄 이전에도 한국에 많이 있었습니다. 롤러코스터의 탑승물이 좌우로는 이동하지 않으면서 빠르게 위와 아래로 내달리도록 설계된 트랙을 낙타의 등을 닮았다고 하여 카멜 백(Camel back)이라고 부릅니다. 대구에 있는 한 롤러코스터는 연달아 배치된 카멜 백이 어마어마한 에어타임을 선사하여 큰 재미를 주기 때문에 아예 이름이 '카멜백'이 되었습니다. 대구의 카멜백과 같이 카멜 백 구간이 반복되며 스릴을 극대화 하는 롤러코스터를,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편의상 카멜 백 코스터라고 부르곤 합니다.

 

루핑 코스터인 '루핑 스타'와, 더블 루핑 코스터의 일종인 '롤링 엑스 트레인'

특정 트랙의 이름을 딴 명칭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루핑 코스터(Looping coaster)입니다. 루핑 코스터란 360도 회전 구간으로 잘 알려진 버티컬 루프(Vertical loop)가 사용된 롤러코스터를 말합니다. 버티컬 루프가 있다고 전부 루핑 코스터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해당 롤러코스터에서 버티컬 루프가 조연이 아닌 주인공이어야 합니다. '롤링 엑스 트레인'이나 '은하열차 888'과 같은 롤러코스터는 루핑 코스터이지만, 버티컬 루프가 다른 요소를 보필하는 정도인 '부메랑'이나 '파에톤'은 루핑 코스터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루핑 코스터 중에서도 버티컬 루프 두 개가 연달아 오는 경우를 더블 루핑 코스터(Double looping coaster)라고 합니다. 버티컬 루프가 두 개 있다고 전부 더블 루핑 코스터가 아니고, 반드시 두 개가 연이은 구성이어야 합니다.

 

더블 콕스크류 코스터와, 루핑 콕스크류 코스터이면서 여타 롤러코스터와 달리 트리플 콕스크류 뒤에 더블 루프가 오는 '환타지아 스페셜'

마찬가지로 또 다른 360도 트랙인 콕스크류(Corkscrew)가 특히 부각된 롤러코스터를 콕스크류 코스터(Corkscrew coaster)라고 부릅니다. "콕스크류", "코크스크류", "코르크스크류", 전부 같은 말입니다. 콕스크류 두 개가 연달아 배치된 이른바 더블 콕스크류(Double corkscrew)가 강조되어 있는 롤러코스터를 더블 콕스크류 코스터(Double corkscrew coaster)라고 부릅니다. 또한 버티컬 루프와 콕스크류를 모두 지닌 롤링 엑스 트레인과 같은 롤러코스터는 루핑 콕스크류 코스터(Looping corckscrew coaster)라고 부릅니다. 루핑 콕스크류 코스터는 버티컬 루프가 먼저 배치되고 그 뒤에 콕스크류가 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통도 환타지아''환타지아 스페셜'은 콕스크류가 먼저 오고 나중에 버티컬 루프가 오는 데다가, 더블이다 못해 트리플 콕스크류(Triple corkscrew)가 설치된 세계적인 레어템입니다.

 

아니 그런데, "버티컬 루프는 뭐고 콕스크류는 또 뭐야?", "360도가 다 똑같은 360도가 아니야?" 똑같이 360도를 회전한다 하여도, 회전축의 위치와 탑승물의 위상 변화에 따라 다양한 특수 트랙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특수 트랙에 관한 이야기는 추후 다른 시리즈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다이빙 코스터에 관해서도 할 말이 참 많습니다. 다이빙 코스터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 역시 추후 개별 영상을 통해 풀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루핑 코스터나 콕스크류 코스터 중에는 유독 옛날 기종이 많다는 점, 눈치 채셨나요? 이들처럼 특정 특수 트랙을 강조한 네이밍은, 아직 롤러코스터가 크게 발전되지 않았던 수십 년 전에, 롤러코스터 제조사들이 버티컬 루프나 다이브 드랍과 같은 새로운 요소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면서, 그리고 해당 롤러코스터를 유치한 놀이공원이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마케팅을 벌이면서 탄생했습니다. 그러니 이러한 네이밍은 지금처럼 나올 수 있는 웬만한 기술은 (전부) 나온 상황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다양한 롤러코스터가 설치되지 않은 한국에서는 오히려 앞으로 이러한 표현들을 사용하게 될 일이 늘어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수 트랙의 명칭 뿐인 것은 아닙니다. 마케팅 하는 입장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슨 요소이든 차용할 수 있습니다. 단지 지금까지는 그 요소가 특수 트랙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을 뿐입니다.

 

동일한 제작사의 동일한 모델인 '그리폰'(© Bolliger & Mabillard)과, '드라켄'

여러분은 혹시, 드라켄이 다이빙 코스터 중에서도 '그리폰'(Griffon)에 해당한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때 '그리폰'은 모델명입니다. 핸드폰으로 비유하자면, 갤○시 노트에 해당하는 것이 다이빙 코스터이고, 그중에서 노트10에 해당하는 것이 그리폰입니다. 사실 '그리폰'은 원래 드라켄을 만든 제조사에서 2007년에 미국에 만들어 놓은 다이빙 코스터의 고유한 이름이었습니다. 이후 '경주월드' 측에서 기존 그리폰의 트랙 레이아웃 거의 그대로 수입하게 됩니다. 완전히 새로운 롤러코스터를 만드는 것보다는 이미 재미가 보장된 기성품을 주문하는 것이 재미도 보장되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 세상에 그리폰이 두 개가 되면서 기존의 그리폰이라는 이름이 모델명이 된 것입니다. 이처럼 원래 개별 놀이기구의 이름이었으나 이후 모델명으로 승격된 경우도 있고, 제조사에서 처음부터 널리 보급하기 위해 모델 라인을 만들어 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말 다양한 명칭의 롤러코스터가 존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의 이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도 이름을 지을 때 특정 분류 기준에 따라서 이름을 짓는 것은 아니니까요. 어떤 사람의 이름이 "이민형"인 것은, 이씨 집안에서 태어났으니 성씨가 이씨인 것이고,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아이에게 바라는 바를 한자에서 찾아 배열하니 민형이라는 이름 탄생한 것이지, 어떤 분류 체계와 기준에 따른 것은 아닙니다. 콕스크류 코스터 역시 콕스크류가 있으니 콕스크류 코스터인 것이고, 다이빙 코스터는 다이브 구간이 짜릿하니 자랑하고 싶어 다이빙 코스터라는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또한, 사람의 이름에는 완전히 새로운 이름도 있지만, 돌림자라고 하여 처음부터 비슷한 이름을 여러 개 지을 생각으로 만든 것도 있고, 존경하는 다른 사람의 이름을 따온 경우도 있죠. 롤러코스터의 명칭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기준으로는 일일이 분류해 내기 어려운 이러한 이름들은, 분류 기준으로는 포착해낼 수 없는 각각의 롤러코스터의 특징을 보다 명확하게 알려준다는 장점과, 특정한 부분, 매우 지엽적인 면 만을 강조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지난 Ⅰ부에서 Ⅴ부에 걸쳐 알아보았던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나 입식 롤러코스터와 같은 분류 명칭도, 루핑 코스터나 다이빙 코스터와 같이, 처음에는 마케팅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었고, 기업에서 발표한 모델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의도한 것이든 우연이든,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는 롤러코스터에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특성을 반영하는 반면, 루핑 코스터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은 정말 다양하고 기발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놀라울 정도로 새로운 롤러코스터가 탄생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어떤 이름이 붙을지, 과연 이 이름은 보편적으로 수용될지, 참 궁금해 집니다.

 

지금까지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6부작을 이용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은 혹시 롤러코스터를 분류할 수 있는 또 다른 기준을 알고 계신가요? 이번 시리즈를 진행하며, 중간 중간 특정 롤러코스터에 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 개별 영상에서 다루겠다고 몇 차례 말씀 드렸습니다. 다음 영상부터는 "Who's Runnin the Show!"라는 새로운 시리즈가 시작됩니다. "Who's Runnin the Show!"의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플라잉 롤러코스터입니다. 이후의 시간도 롤코라떼와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라며, "Who's Runnin the Show!"에서 다시 만나 뵙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우리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