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개념]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Ⅲ

2021. 4. 30. 15:23유튜브 원고/혀기네카페의 롤코라떼

[003] [개념]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Ⅲ 〔4/30〕

 

 

영상으로 보기 :: https://youtu.be/V-Me4ENpqMc

 

알고 타야 더 맛있는 롤코라떼, 지금 출발합니다. 안녕하세요, 혀기네카페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지난 Ⅰ부와 Ⅱ부 영상에서는 롤러코스터의 체계적 분류의 필요성에 관해 알아보고, 주재료 및 위치 관계를 기준으로 롤러코스터를 분류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두 가지 기준으로도 분류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 여전히 찝찝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찝찝함을 또 다시 해결하기 위해 이번 영상에서는 롤러코스터를 분류할 수 있는 세 번째 기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주행 중 라떼 흘리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고,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제Ⅲ부 지금 출발합니다. 영상에 고유명사와 개념용어가 많이 등장합니다. 영상 하단의 버튼을 클릭하여 자막과 함께 시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It's Coastertime!

 

앞선 두 가지 기준으로는 '혜성특급''블랙홀특급'을 구분할 수 없었기에, 이번 Ⅲ부에서는 이 둘을 명백하게 나눌 수 있는 기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느낌 오셨을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혜성특급은 의자가 마구마구 돌아가지만, 블랙홀특급은 돌아가지 않고 고정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 기준은 바로, 회전축의 위치입니다. 지난 영상에서 언급했던 블랙홀특급과 'T 익스프레스' 등의 롤러코스터는 모두 좌석이 돌아가지 않는 롤러코스터입니다. 회전축 없이 좌석이 고정된 롤러코스터는 아주 기본이 되기 때문에, 이를 지칭하는 별도의 용어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영상에서는 좌석이 돌아가는 롤러코스터를 중점에 두고 분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피닝 롤러코스터의 모식도와, 제주신화월드의 댄싱 오스카의 사진

먼저, 혜성특급이 해당하는 스피닝(Spinning) 롤러코스터가 있습니다. 직각 좌표계에서 트랙의 진행 방향을 X축이라고 하고 XY평면을 레일의 바닥이라고 할 때, 스피닝 롤러코스터에서 회전축은 Z축 방향이 됩니다. 다시 말해, 레일의 바닥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회전축이 놓입니다. 탑승자의 회전축은 트랙의 진행 방향에 수직이며, 레일과 탑승물을 직선으로 이은 선과 일치하거나 평행합니다. 기종에 따라서 회전축의 위치가 탑승자의 앞에 올 수도, 등 뒤에 올 수도 있고, 탑승자의 위치와 일치할 수도 있으나, 어느 경우든 상관없이 탑승자는 앉은 상태에서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회전하게 됩니다. 스피닝 롤러코스터의 좌석은 관성에 의해 회전하도록 설계되기 때문에, 동일한 구간을 지나더라도 탑승자의 몸무게에 따라 회전하는 정도가 다르며, 모든 탑승자가 서로 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한국의 롤러코스터 중에서는 혜성특급 이외에도 '대전 오월드''와일드스톰''제주신화월드''댄싱 오스카'가 스피닝 롤러코스터로, 스피닝 롤러코스터는 의외로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유형이랍니다.

 

스윙잉 롤러코스터의 모식도와, 세븐 드워프 마인 트레인의 사진

관성으로 회전하는 또 다른 롤러코스터로 스윙잉(Swinging) 롤러코스터가 있습니다. 회전축이 X축에 수직인 스피닝 롤러코스터와 달리, 스윙잉 롤러코스터의 회전축은 X축과 평행합니다. 회전축이 레일의 바로 위에 놓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S&S' 사프리 플라이 코스터(Free Fly Coaster)는 윙 롤러코스터처럼 레일의 옆에 (좌석과 회전축이) 위치합니다. 몇 바퀴이고 회전하는 스피닝 롤러코스터와 달리, 스윙잉 롤러코스터는 회전각을 작게 유지하며 상하좌우로 진자 운동을 하는데 그칩니다. 이 과정에서 탑승자는 ZY평면상에서 돌아가게 됩니다. 이름처럼 그네를 떠올리시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네요. 그네는 그네인데 옆으로 움직이는 그네를 생각해 주세요. 비유를 하자면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의 특성을 좌식 롤러코스터로써 구현해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탑승자의 가슴팍이나 쇄골 혹은 을대뼈 정도 높이에 회전축이 있기 때문에 회전 시 반지름에 해당하는 회전축부터 탑승자의 발 밑까지 거리는 스윙잉 롤러코스터가 훨씬 짧고, 따라서 각속도의 크기가 같더라도 선속도의 크기는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가 훨씬 커집니다. 물론, 각속도 자체도 대체로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가 큽니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스윙잉 롤러코스터는 '상하이 디즈니랜드'(上海迪士尼樂園/Shanghai Disneyland)'세븐 드워프 마인 트레인'(七个小矮人矿山车/Seven Dwarfs Mine Train)입니다.

 

4차원 롤러코스터의 모식도와, 에에자나이카의 사진

스피닝과 스윙잉 롤러코스터와 달리, 탑승자가 앞뒤로 회전하는 롤러코스터도 있습니다. 바로 이름부터 어마무시한 4차원(4th-dimension) 롤러코스터입니다. 미리 말하지만, 이름의 "4차원"은, 시공간을 넘나들거나 축이 네 개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격렬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비유적으로 붙은 것입니다. 모든 4차원 롤러코스터는 위치관계를 기준으로 따지면 윙 롤러코스터에 해당합니다. 4차원 롤러코스터에서 회전축은 Y축에 나란하기에, 트랙의 진행 방향과는 물론, 레일과 탑승물을 이은 직선과도 수직을 이룹니다. 따라서 탑승자는 앞뒤 위아래로 이동하게 되고, 다시 말하면 XZ평면상에서 회전하게 됩니다. 회전축의 구체적인 위치는 기종에 따라 탑승자의 등이나 엉덩이 뒤, 탑승자에 배 앞으로 나뉩니다. 스피닝 및 스윙잉 롤러코스터처럼 관성에 의해 회전하는 4차원 롤러코스터도 있지만, 이와 달리 관성과 관계없이 회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치 축음기로 레코드판을 읽어내어 음악을 재생하듯, 트랙 각 구간에 굴곡이 다른 작은 보조 레일이 설치되어 있고, 탑승물이 해당 구간을 지날 때 보조 레일이 좌석에 달린 톱니바퀴를 움직이게 하여 좌석이 회전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때문에 동일한 구간을 지나는 모든 탑승물은 동일한 각도와 속도로 회전합니다.

 

아라시의 사진과, 에에자나이카의 사진

처음 개발된 4차원 롤러코스터는 굉장히 거대한 롤러코스터였지만, 이후 비교적 크기가 작아 세계 방방 곳곳에 널리 보급할 수 있는 잭스핀(ZacSpin)4D 프리스핀(4D Free Spin) 코스터가 등장하게 됩니다. 톱니바퀴로 좌석을 회전시키는 대형 4차원 롤러코스터와 달리, 보급형 4차원 롤러코스터는 전자기력과 관성으로 탑승자를 돌립니다. 기본적으로는 관성에 의존하나, 트랙의 일부 구간에 부착된 지느러미 모양의 금속판을 사용하여, 관성으로 회전하려는 탑승물을 전자기력으로 강하게 밀어서 더 많이 회전하게 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어디에서 회전할지는 대략적으로 정해지지만 얼마나 빨리 몇 번이나 회전할지는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본 '나가시마스파랜드'(ナガシマスパーランド/Nagashima Spa Land)의 보급형 '아라시'(嵐/Arashi)'후지큐하이랜드'(富士急ハイランド/Fuji-Q Highland)의 거대한 '에에자나이카'(ええじゃないか/Eejanaika)가 우리와 가장 가까운 4차원 롤러코스터입니다. 4차원과 윙 롤러코스터에 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후 개별 영상에서 만나실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고, 많이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롤러 볼의 모식도와, 실제 사진(© RES GmbH, Ride Engineers Switzerland)

지난 Ⅱ부에 보았던 롤러 볼 역시 회전축의 위치를 기준으로 롤러코스터를 나누었을 때의 한 가지 분류가 될 수 있습니다. 롤러 볼의 경우, 레일의 바닥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회전축이 나 있다는 점과, 관성에 의해 좌석이 돌아간다는 점은 스피닝 롤러코스터와 동일하지만, 레일이 90도로 서 있기 때문에, 탑승자가 좌우로 회전하는 스피닝 롤러코스터와 달리, 탑승자가 앞뒤 위아래 방향으로 회전하게 됩니다. 레일 바닥을 기준으로 본다면 스피닝 롤러코스터와 같지만, 탑승자의 실제 회전 방향으로 따지면 4차원 롤러코스터와 유사해 지는, 참 여러모로 독특한 롤러코스터입니다.

 

액시스 코스터의 정면 모식도와, 측면 모식도

마찬가지로 Ⅱ부에 소개했던 S&S 사의 액시스 코스터 또한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회전축은 X축과 나란하고 탑승자의 머리보다 높은 위치에 놓이지만,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 여부에 따라 레일보다 높은 쪽에 놓일 수도, 레일과 탑승자 사이에 놓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상황이든 탑승자는 ZY평면에서 회전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플리핑 롤러코스터(가칭)의 모식도와, 실제 사진(© SBF VISA GROUP)

회전축을 어디에 어느 방향으로 놓는지 여부에 따라 정말 무궁무진한 수의 롤러코스터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의 2019년 IAAPA 엑스포에서도 'SBF 비자 그룹'(SBF Visa Group)이 신유형의 롤러코스터를 공개했습니다. 기존의 '컴팩트 스피닝 코스터'라는 소형 스피닝 롤러코스터의 열차 중 하나를 스피닝이 아닌 새로운 종류로 대체한 것입니다. 전자기력을 통해 좌석이 통돌이를 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마치 '캐니멀 서커스'나 '다람쥐통'과 같은 놀이기구를 롤러코스터 위에 얹은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회전방향은 4차원 롤러코스터와 유사하지만, 위치 관계를 기준으로 하면 윙 롤러코스터인 4차원 롤러코스터와 달리, 해당 롤러코스터는 좌식 롤러코스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 롤러코스터 역시 롤러 볼이나 액시스 코스터처럼 공식적인 분류 명칭은 정해지지 않았는데, 네티즌 사이에서는 "플리핑"(Flipping)과 "루핑"(Looping)이라는 표현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동사 "flip"(플립)은 홱 뒤집는 것을 의미하고, "loop"(루프)는 원을 그리며 돌고 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루핑 롤러코스터라는 말은 이미 다른 대상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용 중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플리핑 롤러코스터가 더욱 적절할 것 같습니다.

 

틸트 코스터의 틸링 진행과정 모식도

참고로 주의해야 할 것이, 틸트 코스터(Tilt coaster)라는 유형입니다. 영어로 "기울다"라는 의미의 동사 "tilt"(틸트)가 이름에 포함되어 있어, 틸팅 열차처럼 틸트 코스터도 뭔가 차체가 회전을 하는 놀이기구가 아닐까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클리프행어(Cliffhanger)라고도 불리는 틸트 코스터는, 탑승물이 아닌 레일이 회전하는 기종입니다. 틸트 코스터에서는 리프트힐의 꼭대기와 첫 강하 구간이 연결되어 있지 않고 그 사이에 직선 트랙이 놓여 있습니다. 직선 트랙의 가운데에는 회전축이 존재하며, 회전축으로부터 직선 트랙 끝까지의 거리와, 회전축으로부터 리프트힐의 끝 구간까지의 직선거리와, 첫 강하 구간의 시작점까지의 직선거리가 모두 동일합니다. 리프트힐의 끝 부분과 연결되어 있던 직선 트랙 위로 탑승물이 진입하여 정차하면, 직선 트랙에 설치된 브레이크에 의하여 탑승물이 움직이지 못하고 고정됩니다. 이후 직선 트랙이 회전하여 강하 구간의 시작점과 연결되면 고정 장치가 풀리고 탑승물은 내리 달리기 시작합니다. 틸트 코스터의 장점은 비주얼 쇼크로 시선을 사로잡는 것 외에도, 첫 강하 구간에서 열차의 앞자리 탑승자들이 자칫하면 느끼기 쉬운 지루함을 덜어낸다는 점도 있습니다.

 

이렇게 Ⅰ부부터 Ⅲ부에 걸쳐 롤러코스터를 분류하는 기본적인 기준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어지는 Ⅳ부에서는 부수적이지만 탑승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기준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Ⅳ부 열차 바로 들어옵니다. 안전선 밖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