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25. 13:32ㆍ유튜브 원고/혀기네카페의 롤코라떼
[002] [개념]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Ⅱ 〔4/25〕
영상으로 보기 :: youtu.be/K7HYuZ5S4b8
알고 타야 더 맛있는 롤코라떼, 지금 출발합니다. 안녕하세요, 혀기네카페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지난 영상에서는 롤러코스터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했고, 롤러코스터를 분류하는 첫 번째 기준으로 롤러코스터의 주재료에 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유형 혹은 점이지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에 관해서도 간략하게 알아보았습니다. 목재이냐, 철재이냐, 하이브리드이냐, 그것도 아니면 플라스틱이냐, 롤러코스터의 주재료에 따라 우리는 전 세계의 모든 롤러코스터를 분류할 수 있었지만, 거꾸로 매달린 롤러코스터를 분류할 때는 살짝 찝찝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찝찝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번 영상에서는 롤러코스터를 새로운 분류 기준으로 새롭게 분류해 보고자 합니다. 주행 중 라떼 흘리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고,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제Ⅱ부 지금 출발합니다. It's Coastertime!
두 번째 분류 기준을 적용해 봅시다. 이 두 번째 분류 기준을 흔히 "탑승 방식"에 의한 분류라고 많이 말하는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탑승자와 탑승물과 레일의 위치 관계"에 따른 분류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롤러코스터를 수직으로 자른 단면도를 보았을 때, 레일과 탑승물과 탑승자의 위치에 따른 분류입니다. 이 분류 기준으로 나누었을 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좌식(座式/Sit-down) 롤러코스터입니다.
그런데, 롤러코스터는 웬만하면 앉아서 타지 않나요? 뒤에서 언급할 입식 롤러코스터 역시 사실은 앉아서 탑니다. 여러분, "백조(白鳥)"는 영어로 "Swan"(스완)이고, "Swan"이 한국어로 "백조"이죠. 한자문화권의 사람들이 스완을 처음 보았을 때, 스완이라는 새가 정말 하얗고 뽀얘서 "흰 새"라는 뜻의 "백조(白鳥)"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그런데 호주에 가보니 검은 색의 스완이 있었습니다. 영어권 사람들이야 너무 당연히 검은 스완을 "Black swan"(블랙 스완)이라고 불렀지만, 한자문화권 사람들은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검은 흰 새"는 말이 되지 않으니까요. "백조(白鳥)"는 "하얀 새"라는 뜻이고 스완이라는 새를 지칭하지만, 모든 스완이 하얀 것은 아닙니다. 이처럼 어떤 단어는 그 단어의 본질적인 의미가 액면가에서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까지 그렇게 불러왔으니 그렇게 부를 뿐입니다. 좌식 롤러코스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의 분류 방식대로 롤러코스터를 탑승 방식에 따라 분류하고, 좌식 롤러코스터를 이름 따라 앉아서 타는 롤러코스터라고 정의하면, 이 세상의 거의 모든 롤러코스터가 좌식 롤러코스터가 되어 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탑승자와 탑승물과 레일의 위치 관계를 분류 기준으로 놓고, 좌식 롤러코스터를 "아래쪽부터 레일과 탑승물과 탑승자가 일직선 위에 놓이며, 탑승물 바닥에서 탑승자의 머리까지 거리가 비교적 짧은 롤러코스터"라고 정의한다면, 좌식 롤러코스터와 좌식 롤러코스터가 아닌 롤러코스터를 분명하게 나눌 수 있습니다.
플로어리스(Floorless) 롤러코스터라는 표현을 들어 본 분도 계실 것입니다. 말 그대로 "바닥이 없는" 롤러코스터입니다. 좌석에 바닥이 없거나 의자가 충분히 높아서 착석 시 탑승자의 발이 닿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좌식 롤러코스터는 플로어리스 롤러코스터와 플로어리스가 아닌 롤러코스터로 2차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드라켄'이 지금까지는 유일한 플로어리스 롤러코스터입니다. 참고로, 바닥이 있는 경우를 지칭하는 표현은 따로 없습니다.
아래쪽부터 레일과 탑승물과 탑승자가 일직선 위에 놓이지만, 탑승물의 바닥에서 탑승자의 머리까지 거리가 비교적 긴 롤러코스터는 입식(立式/Stand-up) 롤러코스터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입식 롤러코스터는 일본 '요미우리랜드'(よみうりランド)에 있는 '루프 코스터 모몬가'(ループコースターMOMOnGA)의 '입식 타입'(立ち乗りタイプ)입니다. 저도 한 번 타 본 적이 있는데, 특별한 경험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굳이 찾아가서 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입식 롤러코스터도 사실 앉아서 탑니다. 창가 자리에 매우 높은 의자를 비치 해 두는 카페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자리에 자리를 잡으면, 키 크고 몸 좋으신 분은 상관이 없는데, 저 같은 몽땅연필은 앉는 게 아니라 거의 공중부양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발로 땅을 짚으면, 몸이 펴지긴 펴졌지만 여전히 엉덩이의 일부는 의자에 놓여 있는, 서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선 것은 아니고 앉아 있는 것도 아닌 참 애매한 자세가 됩니다. 이 자세로 탑승하는 것이 입식 롤러코스터입니다. 마냥 서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안전바 두께의 매우 작은 봉 같은 것에 엉덩이를 걸쳐 앉고 탑승하는 것입니다. 입식 롤러코스터 중에는 플로어리스 롤러코스터가 없습니다. 그 어정쩡한 자세에 바닥까지 발에 닿지 않는다면, 그건 스릴이 아니라 고문일 것 같네요.
좌식 롤러코스터나 입식 롤러코스터와는 달리, 탑승물과 탑승자가 레일의 아래에 오는 롤러코스터도 있습니다. 서스펜디드(Suspended) 롤러코스터와 인버티드(Inverted) 롤러코스터와 플라잉(Flying) 롤러코스터가 이에 해당합니다. 예를 먼저 들자면, '독수리요새'가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이고, '파에톤'이 인버티드 롤러코스터입니다. 여기서 잘못 이해를 하셔서 바닥이 있으면 서스펜디드이고 없으면 인버티드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는데, 바닥 유무 여부는 상관이 없습니다. 단어 "Invert"(인버트)는 "뒤집다"라는 뜻의 동사이므로 분사 "Inverted"(인버티드)는 "뒤집어진"이라는 뜻이 됩니다. 반면 "Suspend"(서스펜드)는 "매달다"라는 뜻의 단어로, "Suspended"(서스펜디드)는 "매달린"이라는 의미입니다. 인버티드 롤러코스터와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 모두 레일 아래에 탑승물과 탑승자가 위치하긴 하나, 기존의 좌식 롤러코스터를 180도 뒤집어 놓은 것과 같은 형태의 인버티드 롤러코스터와 달리,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의 탑승물은 레일 아래에 대롱 대롱 매달린 상태를 하고 있습니다. 즉, 인버티드 롤러코스터에서는 탑승물이 완전하게 고정되어 있지만,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에서는 탑승물이 바이킹 마냥 좌우로 흔들리며 진자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인버티드 롤러코스터에서는 언제 어느 순간에도 레일의 밑면이 바라보는 방향과 탑승물과 탑승자가 일직선을 이루지만,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에서는 그런 순간도 그렇지 않은 순간도 있습니다.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의 탑승물이 흔들리는 것은 관성에 의한 것이기에, 주로 탑승물이 유선형 트랙을 지난 직후에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는 그네처럼 흔들리는 재미가 있지만, 그 특성 상 360도를 돌거나 과격하게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그랬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것입니다. 반면 인버티드 롤러코스터의 경우, 탑승물이 트랙에 딱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특수 트랙을 문제없이 지날 수 있습니다.
초기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는 독수리요새처럼 바닥이 있었으나, 스릴을 증폭하기 위하여 요즘 만들어지는 것은 '(서울) 어린이 대공원'의 '패미리 코스타'처럼 플로어리스 롤러코스터인 경우가 많으며, 원래 바닥이 있던 롤러코스터를 열차만 플로어리스로 교체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반면 모든 인버티드 롤러코스터에는 바닥이 없기 때문에 플로어리스 롤러코스터라는 표현을 굳이 사용하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가 먼저 개발이 되었고, 이후 인버티드 롤러코스터가 등장하면서, 인버티드 롤러코스터를 모방한 열차의 바닥이 없는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가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인버티드 롤러코스터가 한 번 더 발전한 것이 바로 몇 년 전 화제가 되었던 플라잉 롤러코스터입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ユニバーサル・スタジオ・ジャパン/Universal Studios Japan)에 있는 화제의 바로 그 '더 플라잉 다이너소어'(ザ・フライング・ダイナソー/The Flying Dinosaur)가 이에 해당합니다. 옆에서 볼 때, 인버티드 롤러코스터는 레일이 뻗은 방향과 탑승자의 몸이 수직을 이룹니다. 그러나 플라잉 롤러코스터에서는 주행 중에 레일과 탑승자의 몸이 거의 수평을 이루게 됩니다. 인버티드 롤러코스터에서는 맨 앞자리가 아니고 서야 앞 좌석에 의해 시야가 가려지지만, 탑승자가 바닥을 내려보게 되는 플라잉 롤러코스터에서는 모두의 시야가 공평하게 탁 트입니다. 덕분에 탑승자는 하늘을 나는 것 같은 체험을 하게 되고, 때문에 플라잉 롤러코스터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앞자리 사람의 발바닥이 보이지는 않냐고요? 플라잉 롤러코스터는 설계 단계에서 앞 뒤 간격을 충분히 확보하기 때문에 애써 앞사람의 발바닥을 보려고 노력하지 않는 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롤러코스터에 매달려 있는 것이 쉽지는 않겠죠? 플라잉 롤러코스터에는 탑승자의 몸과 레일이 수평을 이루도록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원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다섯 가지 정도의 방법이 있는데, 이 다섯 가지 방법을 포함하여 플라잉 롤러코스터에 관한 이야기는 개별 영상에서 보다 자세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거꾸로 매달린 롤러코스터만이 다양한 것은 아닙니다. 윙(Wing) 롤러코스터는 탑승물과 탑승자가 레일 위에 놓이지만 좌식 및 입식 롤러코스터와는 또 다른 재미있는 롤러코스터입니다. "날개"라는 뜻의 그 윙 맞습니다. 윙 롤러코스터의 탑승물은 레일 위에 놓이고, 탑승물은 트랙 진행 방향에 수직인 방향으로 길쭉하게 생겼습니다. 때문에 탑승물에는 마치 날개와 같이 레일 바깥 양옆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생기고, 이곳에 탑승자들이 착석합니다. 그래서 탑승물은 레일 바로 위에 놓이고, 탑승자는 탑승물 바로 위에 앉지만, 탑승자는 레일 바로 위에 있지는 않게 됩니다. 윙 롤러코스터 역시 처음부터 바닥이 없었기에 굳이 플로어리스 롤러코스터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추가로, 좌식 및 서스펜디드 플로어리스 롤러코스터에서는 탑승자의 시야에 레일은 보이는 반면, 윙 롤러코스터에서는 탑승자의 시야에 레일도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윙 롤러코스터는 일본 '후지큐하이랜드'(富士急ハイランド/Fuji-Q Highland)의 '에에자나이카'(ええじゃないか/Eejanaika)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하는 롤러코스터입니다. 사진 찍힐 때 가장 자유로운 포즈를 취할 수 있는 롤러코스터 유형이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드물지만, 탑승자와 탑승물이 레일의 측면에 위치한 기종도 있습니다. 설치 예정인 것까지 합해서 전 세계 딱 네 개 뿐이라 아직 정확한 분류 명칭은 등장하지 않았고, 모델명인 롤러 볼(Roller Ball)로 통칭되는 롤러코스터입니다. 롤러 볼에서는, 레일의 바닥면이 옆을 보고 있고 그 옆에 탑승물이 놓입니다. 따라서 탑승자의 눈 옆에 레일이 있는 매우 독특한 롤러코스터이고, 위아래와 앞뒤로만 움직이고 좌우 이동은 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롤러코스터가 게임 '롤러코스터 타이쿤 3'에서 '디지 드라퍼'(Dizzy Dropper)라는 가상의 놀이기구로 먼저 소개되었고, 14년 후 실물화 되었다는 점입니다. 안타깝게도 롤러 볼은 현재 아시아에서는 만날 수 없고, 유럽에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지난 Ⅰ부의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처럼 어느 한 쪽으로 분류하기 힘든 롤러코스터가 있습니다. 바로 가장 최근에 개발된 'S&S' 사의 액시스 코스터(Axis coaster)입니다. S&S 사는 액시스 코스터를 홍보하며 "로테이팅"(Rotating)이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에 앞으로 "로테이팅 롤러코스터"라고 불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액시스 코스터는 좌식, 인버티드, 서스펜디의 성격을 모두 지닐 수 있고, 롤러 볼처럼 레일의 옆을 따라 달리도록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탑승자가 앉은 좌석과 레일에 연결된 탑승물 본체가 분리되어 있고, 좌석과 본체는 탑승자의 고개 뒤쪽에 위치한 회전축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레일의 각도와 탑승물이 받는 관성에 따라 레일과 탑승물과 탑승자의 위치관계가 수시로 바뀌게 됩니다. 애초에 출발할 때도 좌식 롤러코스터 형식과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 형식 둘 다 가능한 것으로 보이고, 다음 영상에서 소개할 4차원 롤러코스터처럼 특정 구간에서는 좌석을 고정할 수도 회전시킬 수도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서스펜디드 롤러코스터처럼 좌우로 진자운동을 할 수도 있고, 좌석을 고정한다면 인버티드 롤러코스터처럼 탑승자가 거꾸로 매달릴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액시스 코스터는 2019년 하반기에 첫 테스트 주행을 마쳤으나, 2021년 기준 아직은 실제로 만들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기대가 됩니다. 빨리 타 보고 싶네요.
이렇게 전 세계 롤러코스터를 분류하는 두 번째 방법까지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혜성특급'은 어떻게 해야 할 까요? 딱 봐도 '혜성특급'과 '블랙홀특급'은 차이점이 명확한데, 지금까지의 분류 기준에 따르면 동일한 유형으로 분류해야 합니다. 그래서, 롤러코스터를 분류하는 세 번째 방법을 이어지는 Ⅲ부에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Ⅲ부 열차 바로 들어옵니다. 안전선 밖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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