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개념]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Ⅰ

2021. 4. 25. 13:32유튜브 원고/혀기네카페의 롤코라떼

[001] [개념]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Ⅰ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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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타야 더 맛있는 롤코라떼, 지금 출발합니다. 안녕하세요, 혀기네카페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앞선 인트로 영상에서 말씀드렸듯이, 본격적인 테마파크 비평을 시작하기에 앞서 몇 가지 개념을 정리하고자 하며, 이번 영상부터 총 여섯 개의 영상에 걸쳐, 롤러코스터의 분류법과 종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롤러코스터에 관한 학문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법으로 정해진 것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에, 사람 마다 분류 방법이 다르고, 서로 인정하는 분류 기준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저의 분류법에도 역시 저의 주관이 개입되어 있다는 점 미리 알려드립니다. 사실, 어쩌면 저의 주관이 굉장히 많이 반영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굳이 롤러코스터의 분류와 종류를 소개하는 영상을 만든 이유가, 다름이 아니라 기존의 롤러코스터 분류법이 체계적이지 않다고 느꼈고, 따라서 이에 관한 체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주행 중 라떼 흘리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시고, "롤러코스터의 종류, 얼마나 다양할까?" 제Ⅰ부 지금 시작합니다. It's Coastertime!

 

 

여러분 중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열심히 범위를 나누던 것 기억 하시나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정수를 분류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양의 정수와 음의 정수 및 0으로 분류할 수도 있고, 7보다 작은 수와 7보다 크거나 같은 수로 분류할 수도 있으며, 7.3보다 큰 정수와 작은 정수로 나눌 수도 있고, 극단적으로는 3과 3이 아닌 수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분류법이 있지만, 이들은 모두 정수를 남김 없이 분류하며, 중복되는 것이 없도록 나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수를 2보다 작은 수와 9보다 큰 수로 분류하거나, 3의 배수인 수와 4의 배수인 수로 분류할 수는 없습니다. 전자의 경우 2부터 9까지의 정수는 어느 쪽에도 분류되지 않고, 후자의 경우 12의 배수인 수는 양쪽 모두에 분류되어 중복되기 때문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2보다 작은 수와 2 이상 9 이하의 수와 9보다 큰 수로 분류하고, 3의 배수이지만 4의 배수가 아닌 수와 4의 배수이지만 3의 배수가 아닌 수와 3과 4의 공배수인 수와 3의 배수도 4의 배수도 아닌 수로 분류해야 합니다. 또한 정수 만을 분류하기로 했다면, 정수가 아닌 유리수나 순허수 혹은 무리수를 언급하지 말아야 합니다. 정수를 분류하며 5보다 큰 수를 A그룹으로, 5보다 작거나 같은 수를 B그룹으로 분류할 때는, 5.3을 A그룹에 넣을 수는 없습니다. 5.3이 5보다 큰 것은 사실이나 이 수는 애초에 정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왜 수학 이야기를 할까요? 한국에 있는 훌륭한 롤러코스터 'T 익스프레스''아트란티스', '파에톤', 그리고 '드라켄'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이들 롤러코스터를 분류해 보라고 한다면, 많은 분들이 각각 목재 롤러코스터와 급추진 롤러코스터, 거꾸로 매달린 롤러코스터, 그리고 수직 낙하 롤러코스터로 분류할 것입니다. 각각의 분류 항목이 각각의 롤러코스터의 특징을 아주 잘 나타내기는 하지만, 이들 롤러코스터를 잘 분류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목재 롤러코스터이면서 급추진 롤러코스터일 수는 없나요? 급추진 롤러코스터이면서 수직 낙하 롤러코스터인 경우는 어떤가요? '부메랑'은 어디로 분류해 넣어야 할까요? '혜성특급'은 어디에 속하나요? 지금까지의 롤러코스터 분류는 명확한 기준이 있기 보다는 각각의 롤러코스터의 개별적 특징을 동어반복처럼 되풀이하곤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영상부터 총 여섯 편의 영상에서는 명확한 기준을 우선 제시한 후, 해당 기준에 따라 롤러코스터의 유형을 분류해 보고자 합니다.

 

 

철재 롤러코스터인 드라켄과, 목재 롤러코스터인 T 익스프레스 중 지지대의 일부를 강철로 보강한 모습의 사진

먼저 레일의 소재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나무로 만든 목재(木材/Wooden) 롤러코스터와, 강철로 만든 철재(鐵材/Steel) 롤러코스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제시한 예시에서는, T익스프레스가 전자에 해당하고 나머지는 모두 후자에 속합니다. 나중에 롤러코스터의 역사에 관해 이야기하며 조금 더 자세하게 논해 보겠지만, 현대식 철재 롤러코스터는 목재 롤러코스터에 비해 나중에 등장했습니다. 철재로는 더 크고 더 길고 특수트랙도 더 많은 고스펙의 롤러코스터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지지대가 훨씬 간결하기 때문에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토록 철재 롤러코스터가 매력적임에도 많은 놀이공원에서 여전히 목재 롤러코스터를 유치하고자 하는데, 이는 목재 롤러코스터에는 철재 롤러코스터가 대체할 수 없는 장점이 있기 때문으로, 목재 특유의 부피감과 분위기, 그리고 기종이 지니는 역사성이 대표적인 장점입니다. 또한 탑승자는 빼곡하게 들어선 목재 지지대 사이를 빠른 속도로 통과하며 꼭 부딪힐 것 같은 아찔함을 느낄 수 있고, 롤러코스터가 주행할 때 발생하는 목재 특유의 울림과 소리는 기다리는 사람의 아찔한 기대감을 증폭 시킵니다.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의 사진

그렇다면 하나의 롤러코스터가 나무와 강철을 동시에 사용할 수는 없을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철재 롤러코스터는 분위기 연출이나 장식 목적으로 나무를 사용하기도 하고, 목재 롤러코스터는 보다 실용적인 목적으로 강철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목재 롤러코스터의 일부를 강철로 보강하거나 철재 롤러코스터에 나무를 덧대어 연출력을 뽐내는 수준을 넘어서, 아예 목재 롤러코스터와 철재 롤러코스터를 거의 반반으로 섞어 버린 롤러코스터도 있습니다. 목재 롤러코스터와 철재 롤러코스터의 장점 모두 탐을 내는 욕심쟁이 롤러코스터로, 바로 하이브리드(Hybrid) 롤러코스터라고 불리는 롤러코스터입니다.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에 관한 이야기는 개별 영상에서 보다 자세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플라스틱 롤러코스터인 파이프라인 익스프레스의 사진(© David Althoff)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역사상 단 한 번 뿐이기는 했지만 무려 플라스틱(Plastic) 롤러코스터도 있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의 '푸튼펀드 스피드 파크'(Putt N' Pond Speed Park)에는 1981년에 오픈해서 2001년에 철거된 '파이프라인 익스프레스'(Pipeline Express)라는 롤러코스터가 있었습니다.¹⁾ '파이프라인 익스프레스'는 지지대는 강철이었지만 레일과 탑승물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처음이자 마지막 플라스틱 롤러코스터였습니다. 놀랍게도, 워터슬라이드가 아니라 바퀴 달리 탑승물을 타고 이동하는 진짜 롤러코스터였습니다. 이후에도 동일한 이름과 트랙 레이아웃을 지닌 롤러코스터가 몇 개 더 만들어 지기는 했지만, 플라스틱 롤러코스터는 1981년에 오픈한 오리지널 '파이프라인 익스프레스'가 유일했습니다.²⁾

 

 

목재이냐, 철재이냐, 하이브리드이냐, 그것도 아니면 플라스틱이냐, 롤러코스터의 주재료에 따라 우리는 전 세계의 모든 롤러코스터를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거꾸로 매달린 롤러코스터는 어디에 속하는 것일까요? 강철로 만들었다면 철재 롤러코스터이겠고, 그런 경우는 없지만 만약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면 플라스틱 롤러코스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딘가 찝찝하시죠? 찝찝하다면 새로운 분류 기준으로 새롭게 분류해 보면 됩니다. 유한 소수와 순환 소수와 순환하지 않은 무한 소수를, 유한 소수와 무한 소수로 나눌 수도 있지만, 유리수와 무리수로 나눌 수도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전 세계 롤러코스터를 분류하는 두 번째 방법, 이어지는 Ⅱ부에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Ⅱ부 열차 바로 들어옵니다. 안전선 밖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1) 유튜브 영상 음성에서는 2010년에 오픈해서 바로 다음 해인 2001년에 철거되었다고 잘못 소개하였으며, 이를 정정함.
2) 유튜브 영상 음성에서는 2000년에 오픈하였다고 잘못 소개하였으며, 이를 정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