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 [개념] Who's Runnin the Show! Ⅲ 하이브리드 코스터 편 ②

2021. 6. 15. 00:02유튜브 원고/혀기네카페의 롤코라떼

[012] [개념] Who's Runnin the Show! Ⅲ 하이브리드 코스터 편 ② 〔6/15〕

 

 

영상으로 보기 :: https://youtu.be/7CWzvbam4K4

 

알고 타야 더 맛있는 롤코라떼, 지금 출발합니다. 안녕하세요, 혀기네카페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특정 롤러코스터의 발달사를 따라가며 해당 롤러코스터의 특징과 쟁점을 소개하는 "Who's Runnin the Show!", Ⅲ부 요즘 대세 하이브리드 코스터 편, 그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①편에서는 하이브리드 코스터란 무엇인가? 하이브리드 코스터의 하위분류에는 무엇이 있나? 초기 하이브리드 코스터의 역사에 관해 알아보고, 신생 회사였던 'RMC' 사가 이 분야에 뛰어든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이어서 ②편에서는 RMC 사가 하이브리드 코스터 씬에서 어떤 혁신을 선보였는지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이브리드 코스터의 변신은 무죄!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탑승 유지! 영상에 고유명사와 개념용어가 많이 등장합니다. 영상 하단의 버튼을 클릭하여 자막과 함께 시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시작합니다, It's Coastertime!

 

철거 전의 '텍사스 자이언트'의 모습(© David Collins)과, 새로 지어진 '뉴 텍사스 자이언트'의 모습(© Martin Valt)

'텍사스 자이언트'가 철거된 자리에 만들어진 새로운 '뉴 텍사스 자이언트'(New Texas Giant)의 지지대는 전반적으로 나무이고 부분적으로 강철이 사용되었으며, 레일을 비롯한 본 트랙은 전부 철재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뉴 텍사스 자이언트에는 선대의 하이브리드 코스터와는 달리, 기존의 철재 롤러코스터에서 사용하던 원통형 철재 레일이 아닌, 전통적인 목재 롤러코스터의 레일을 빼닮은 각 잡힌 형태의 레일이 사용되었습니다. 단면도 상으로 보면, RMC 사는 평평한 강철 크로스타이(cross-tie)의 양쪽 끝 위로 육면체 형태의 철재 레일을 얹은 후, 양쪽 레일의 안쪽 윗부분에 디귿(ㄷ) 자 모양으로 굽힌 철판을 덧대어, 전통 목재 롤러코스터의 괄호형 트랙과 비슷한 모양의 철재 트랙을 만들어 냈습니다. RMC 사는 이러한 구조에 강철 즉 아이언으로 만든 박스 형태의 트랙이라고 하여 '아이박스 트랙'(IBox Track)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전통적인 목재 롤러코스터 레일의 모식도와, RMC 사의 '아이박스 트랙'의 모식도

아이박스 트랙은 '하데스 360'보다도 격렬함에도 탑승감이 보다 부드러운 롤러코스터를 만들 수 있으면서, 기존의 하이브리드 코스터처럼 유지·보수 작업도 용이하다는 극강의 장점을 지녔습니다. 뉴 텍사스 자이언트는 대 히트를 쳤고, 오래된 목재 롤러코스터를 철거하고 더 격렬한 롤러코스터를 들이고 싶지만, 목재 롤러코스터의 상징성 때문에 갈등하고 있던 많은 놀이공원에게 사이다와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특히나 식스 플래그의 다른 계열 공원에서 RMC 사로 잇단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식스 플래그 피에스타 텍사스'(Six Flags Fiesta Texas)는 2013년 목재 롤러코스터인 '더 래틀러'(The Rattler)를 대체할 '아이언 래틀러'(Iron Rattler)를 소개했고, 2014년 '식스 플래그 멕시코'(Six Flags Mexico)에는 기존의 '메두사'(Medusa)를 대신한 '메두사 스틸 코스터'(Medusa Steel Coaster)가 등장했습니다. '식스 플래그 매직 마운틴'(Six Flags Magic Mountain)은 상징적이던 목재 레이싱 롤러코스터 '콜로서스'(Colossus)를 철거한 자리에 2015년 '트위스티드 콜로서스'(Twisted Colossus)를 오픈하여 (21세기) 최초의 하이브리드 레이싱 롤러코스터를 선보였습니다. 나란히 달릴 뿐이었던 콜로서스와 달리, 트위스티드 콜로서스에는 두 개의 트랙이 서로 얽히는 인터라킹(interlocking) 구간이 도입되었다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후로도, 2016년 '켄터키 킹덤'(Kentucky Kingdom)'트위스티드 트윈즈'(Twisted Twins)'스톰 체이서'(Storm Chaser)로, '식스 플래그 디스커버리 킹덤'(Six Flags Discovery Kingdom)'로어'(Roar)'더 조커'(The Joker)로 바뀌었고, 2018년에는 '킹스 도미니언'(Kings Dominion)'헐러'(Hurler)'트위스티드 팀버즈'(Twisted Timbers)로, '시더 포인트'(Cedar Point)'민 스트릭'(Mean Streak)'스틸 벤전스'(Steel Vengeance)로, '식스 플래그 오버 조지아'(Six Flags Over Georgia)'조지아 사이클론'(Georgia Cyclone)'트위스티드 사이클론'(Twisted Cyclone)으로, '식스 플래그 뉴잉글랜드'(Six Flags New England)'사이클론'(Cyclone)'위키드 사이클론'(Wicked Cyclone)으로 각각 대체되는 등, 아이박스 트랙이 적용된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2019년에는 아메리카 대륙 이외 지역에 최초로 아이박스 트랙이 등장했습니다. 일본 '나가시마 스파 랜드'(ナガシマスパーランド/Nagashima Spa Land)에서는 개원 55주년을 기념하여, 기존의 4대 롤러코스터 중 한 가지였던 '화이트 사이클론'(ホワイトサイクロン/White Cyclone)을 철거하고 "백경"이라는 뜻의 아이박스 트랙 롤러코스터 '하쿠게이'(白鯨/Hakugei)를 신설했습니다. 레일의 색과 레이아웃 및 스테이션 건물 등 화이트 사이클론 당시의 요소 상당수가 하쿠게이에서도 사용되어 하쿠게이가 화이트 사이클론의 후계자임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네덜란드의 '왈리비 홀란트'(Walibi Holland)에는 '로빈 후드'(Robin Hood)를 대신한 '언테임드'(Untamed)가 세워졌고, 폴란드의 '에너지란디아'(Energylandia)에서는 '자드라'(Zadra)라는 새로운 롤러코스터가 소개되었습니다. 올해 2021년에는 미국 '부시 가든 탬파'(Busch Gardens Tampa)의 기존의 '과치'(Gwazi)를 대신할 '아이언 과치'(Iron Gwazi)가 새롭게 등장할 예정입니다.

 

기존의 레일이 철재인 하이브리드 코스터의 모식도와, RMC 사의 새로운 '타퍼 트랙'의 모식도

아이박스 트랙의 롤러코스터는 레일이 100퍼센트 강철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롤러코스터를 보다 엄격하게 분류하는 사람들은 이를 철재 롤러코스터로 분류하곤 합니다. 반면, RMC 사가 아이박스 트랙의 뒤를 이어 개발한 두 번째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용 트랙인 '타퍼 트랙'(Topper Track)은 목재 롤러코스토로 분류됩니다. 타퍼 트랙은 나무 지지대 위에 침목과 강철 크로스타이를 번갈아 깔고, 그 위에 지난 영상에서 소개했던 조립식 래미네이트 목재 레일을 얹은 후, 양쪽의 레일 위로 각각 사각기둥 모양의 철재 상판을 깐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레일의 바깥으로 철판을 달아 크로스타이와 레일의 상판을 직접 연결하여 안정성을 더하기도 했습니다. 열차의 바퀴가 직접적으로 닿는 부분과 안전장치는 모두 강철이지만, 레일 자체는 나무이기 때문에, 어쨌든 전통적인 목재 롤러코스터의 요건은 충족합니다.

 

2013년 등장한 첫 타퍼 트랙 롤러코스터인 미국 '실버 달러 시티'(Silver Dollar City)'아웃로 런'(Outlaw Run)은 트랙 길이 약 895.2미터, 최대 낙하 경사각 약 81도의 무시무시한 스펙을 자랑하는 롤러코스터이고, 두 번째로 2014년 오픈 된 '식스 플래그 그레이트 아메리카'(Six Flags Great America)'골리앗'(Goliath)은 트랙 길이 약 944.9미터, 최대 낙하 경사각 약 85도의 더욱 무시무시한 롤러코스터입니다. 2016년에는 '돌리우드'(Dollywood)에서 '라이트닝 로드'(Lighting Rod)라는 롤러코스터가 등장했는데, 무려 세계 최초의 LSM 런치 방식으로 추진되는 목재 롤러코스터입니다. 같은 해 스웨덴의 '콜마덴 유르파르크'(Kolmårdens djurpark)에는 '와일드파이어'(Wildfire)라는 현재로서 막내 타퍼 트랙 롤러코스터도 등장해 다양한 기록을 갈아 치웠습니다. 아이박스 트랙이 쓰인 롤러코스터는 대부분이 기성의 목재 롤러코스터를 대체할 용도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타퍼 트랙이 적용된 롤러코스터는 순수 오리지널 롤러코스터인 경우가 많다 보니, 선대의 롤러코스터를 계승한다는 의미가 강한 전자와 달리, 후자는 목재 롤러코스터의 각종 기록을 경신하고 보다 강력한 혁신을 선사하는 등 급진적인 작품이 많습니다. RMC 사의 아이박스 트랙과 타퍼 트랙이 대세가 되면서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라는 말 자체가 RMC 사의 작품을 지칭하는 언어로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그러다 보니 마치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가 최근 새롭게 등장한 기종인 것처럼 설명되곤 하는 것입니다.

 

GCI 사의 '스틸 트랙'이 적용된 '화이트 라이트닝'의 목재 레일과 철재 레일의 경계부의 모습(© Great Coasters International)과, 목재 레일과 철재 레일의 접합부의 모습(© Great Coasters International)

지난 2019년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소재의 '그레이트 코스터 인터내셔널'(Great Coasters International), 줄여서 "GCI"라고 부르는 목재 롤러코스터 전문 회사가 창사 25주년을 기념하며 '스틸 트랙'(Steel Track)이라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 관련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RMC 사의 레일의 단면이 직사각형에 가까운 것과 달리, GCI 사의 레일의 단면은 트랙 안쪽으로 살짝 오므라든 사다리꼴을 닮았습니다. GCI 사의 스틸 트랙의 가장 큰 특징은, 자사 목재 롤러코스터의 목재 레일과 호환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롤러코스터에서 일부 구간은 레일이 나무이고, 또다른 구간은 강철이라는 것입니다. GCI 사는 실제로도 2013년 미국 올랜도 '펀 스팟 아메리카'(Fun Spot America)에 만든 목재 롤러코스터 '화이트 라이트닝'(White Lightning)의 일부 구간을 스틸 트랙으로 교체하기도 했습니다.

 

RMC 사도 기존에 완전히 타퍼 트랙으로 제작되었던 라이트닝 로드가 마지막에 하나의 내리막길을 네 번 굽이치며 내려오는 쿼드 드롭(Quad drop) 구간에서 잦은 말썽을 일으키자, 2020년 해당 구간을 아이박스 트랙으로 교체한 후 2021년 다시 운영을 시작하였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흘러 GCI 사의 스틸 트랙과 RMC 사의 라이트닝 로드가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게 된다면, 같은 롤러코스터 트랙에 목재 레일과 철재 레일을 섞어 쓰는 방식도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¹⁾

 

그래비티 그룹의 하데스(360)가 도끼로 나무를 한 번 찍었다면, 로키 마운틴 컨스트럭션의 뉴 텍사스 자이언트는 나무를 완전히 쓰러트린 것입니다. 그래비티 그룹이 코페르니쿠스라면 RMC 사는 케플러, 그래비티 그룹이 소크라테스라면 RMC 사는 플라톤이라고 비유를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여하튼, 그래비티 그룹과 RMC 사는 모두 당시 신생 기업이었고, 하데스와 뉴 텍사스 자이언트는 두 회사가 각각 처음으로 디자인한 롤러코스터였습니다. 지금까지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의 종류와 역사, 그리고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③편에서는 최근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에 자주 사용되는 특수 트랙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③편 열차 바로 들어옵니다. 안전선 밖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1) 유튜브 영상에는 해당 내용이 누락되어 있으며, 티스토리 블로그의 원고에만 보충 설명 형식으로 추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