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20. 00:01ㆍ유튜브 원고/혀기네카페의 롤코라떼
[013] [개념] Who's Runnin the Show! Ⅲ 하이브리드 코스터 편 ③ 〔6/20〕
영상으로 보기 :: https://youtu.be/Z4KSPfXUh0Q
알고 타야 더 맛있는 롤코라떼, 지금 출발합니다. 안녕하세요, 혀기네카페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특정 롤러코스터의 발달사를 따라가며 해당 롤러코스터의 특징과 쟁점을 소개하는 "Who's Runnin the Show!", Ⅲ부 하이브리드 코스터 편, 마지막 세 번째 시간입니다. 앞서 ①편과 ②편에서는 하이브리드 코스터의 분류, 역사,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③편에서는 최근 하이브리드 코스터에 자주 사용되는 특수 트랙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탑승 유지! 지금 시작합니다. 영상에 고유명사와 개념용어가 많이 등장합니다. 영상 하단의 버튼을 클릭하여 자막과 함께 시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It's Coastertime!
단순히 업그레이드된 목재 롤러코스터를 선보이겠다는 목적에서 처음 등장한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이지만, 'RMC' 사를 통해 업계가 활성화되고, 이런저런 노하우가 쌓이다 보니, 지금은 재미있는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를 만드는 일종의 공식도 등장했습니다. 하이브리드 코스터 중에서 연출력이 가장 높은 작품으로는 '스틸 벤전스'가 언급되곤 하는데, 아무래도 제가 직접 탑승해 본 놀이기구를 통해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하쿠게이'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대부분의 롤러코스터는 열차가 출발하면 제일 먼저 리프트힐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하쿠게이는 플랫폼을 떠난 후 리프트힐을 오르기 전에 작은 카멜 백(Camel back) 구간을 지납니다. 그냥 카멜 백이 아니라 횡경사(橫傾斜/bank)가 진 카멜 백으로 움직임이 더욱 역동적입니다. 많은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가 이렇게 리프트힐을 오르기 전에 프롤로그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테스터 힐(Tester hill)의 모양도 특징적입니다. 최고 높이로 올라간 열차가 바로 하강 구간에 진입하면, 열차의 가장 앞자리는 내리막길에 진입했음에도 속도가 나지 않고, 가장 뒷자리는 내리막길을 끝까지 내려가기 전부터 속도가 줄어, 스릴이 줄어듭니다. 테스터 힐은, 열차가 본격적으로 첫 강하 구간에 진입하기 전에, 짧은 하강 구간을 지나도록 하여 미리 속도를 내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근처에서 볼 수 있는)'에버랜드'의 'T 익스프레스'와 '롤링 엑스 트레인' 모두에 테스터 힐이 적용되었습니다. 테스터 힐을 지난 후 첫 강하 구간까지, 롤링 엑스 트레인에서는 평평한 구간이 이어지고 T 익스프레스에서는 완경사의 내리막길이 나옵니다. 테스터 힐이 만능은 아닌 것이, 최고 높이를 찍은 후에 테스터 힐이 나오기 때문에, 테스터 힐의 높이만큼 롤러코스터의 최대 낙차는 줄어듭니다.
그러나 하쿠게이에서는 테스터 힐 이후 열차가 완만한 상승 구간을 지나기 때문에 최대 낙차가 어느 정도는 보존됩니다. 뿐만 아니라 탑승자의 시점에서 강하 구간이 갑자기 시야에 들어오기 때문에 더욱 큰 스릴을 느끼게 됩니다. 보다 응용된 형태도 있습니다. '아웃로 런'은 높이 차이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테스터 힐 이후의 상승 구간과 강하 구간의 각도가 상당히 가팔라서 떨어지기 전부터 이미 재미가 있다고 합니다. '와일드파이어'는 테스터 힐 다음으로 나선 구조가 이어진 다음에 상승 구간이 나오도록 설계되어 신박함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도움 닫는 구간 뿐 아니라 리프트힐 자체의 모습이 파격적인 경우도 많은데, 철재 지지대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가운데가 뻥 뚫린, 보는 것만으로도 스릴이 전해지는 형태도 두루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쿠게이에 올라탄 탑승자들은 첫 강하 직후 더블 딥(Double dip) 구간을 지나게 됩니다. 더블 딥은 상승 구간 혹은 하강 구간 사이에 평평한 구간을 삽입하여 상승 혹은 하강 구간을 둘로 나눈 것을 의미합니다. 상승 구간이라면 더블 업(Double up), 하강 구간은 더블 다운(Double down) 혹은 더블 드랍(Double drop)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열차가 최고 높이에서 지녔던 퍼텐셜 에너지의 상당수가 첫 강하 구간을 통과하며 운동 에너지로 전환되고, 열차가 오르막길을 오르며 운동 에너지는 다시 퍼텐셜 에너지로 바뀝니다. 운동 에너지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더블 업 구간은, 아직 열차에 운동 에너지가 많이 남아 있는 시점, 즉 아직 속도가 빠른데 열차가 평평한 구간에 진입하는 것으로, 이때 상당히 빠른 속도로 위 방향으로 등속도 운동을 하려는 열차가 돌연 평평한 구간에 진입하면 수직 이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쿠게이에서는 레일이 강철로 되어있어 열차를 꽉 잡아주기에 열차가 문제없이 더블 딥 구간을 지나게 됩니다. 대신 탑승자는 몸이 밖으로 내동댕이쳐지는 것 같은 스릴을 느끼게 됩니다.
하쿠게이에서는 더블 업 구간을 지난 후 바로 커브를 도는데, 이 커브도 조금 특이합니다. 모든 커브 구간은 부분적으로 원이기 때문에 열차가 빠른 속도로 커브를 돌 때는 관성에 의해 수평 이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커브길에는 원의 중심 방향으로 횡경사(橫傾斜/bank)를 두어 탈선을 방지해줍니다. 철재 롤러코스터에는 필요 이상으로 횡경사가 큰 커브 즉, 오버뱅크 커브(Over-banked curve)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탈선을 막는 용도를 넘어 스릴까지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목재 롤러코스터는 지지대의 힘이 충분하지 않기에 오버뱅크 커브를 설치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롤러코스터의 매우 강력한 지지대는 오버뱅크 커브를 만들어도 충분히 견뎌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레일을 강철로 만들 경우에는 횡경사를 오히려 커브의 바깥 방향으로 주는 과감함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쿠게이에서 더블 딥 구간을 지난 열차는 회전 바깥 방향으로 경사진 커브 길을 지나며 탑승자에게 극강의 스릴을 제공합니다. 아예 횡경사가 없는 커브 구간도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커브 구간에서 등속도 운동을 하려는 것은 열차 뿐만이 아닙니다. 탑승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횡경사가 없는 커브 구간을 빠르게 돈다면 탑승자의 하체는 열차에 고정된 상태에서 상체만이 바깥 방향으로 심하게 쏠려 척추 등 뼈에 무리가 갈 수도 있고, 혹은 안전장치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횡경사가 없는 커브를 수평 커브라고 부르는데,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롤러코스터의 격렬한 트랙에 굳이 수평 커브를 둘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하이브리드 코스터의 독특한 트랙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던 RMC 사는 이후 '랩터 트랙'(Rapter Track)과 '티렉스 트랙'(T-Rex Track)이라는 초대형 싱글레일 롤러코스터로 다시 시선을 끌었습니다. 랩터 트랙을 비롯한 싱글레일 코스터에 관한 이야기는 잠시 뒤로 미뤄 두고, 다음 영상에서는 "다이빙 코스터, 한계가 예술이 되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화려하고 웅장한 플라잉 코스터와 윙 코스터, 그리고 하이브리드 코스터의 뒤에 숨겨져 있던 흥미로운 발달사, 재밌게 즐기셨기를 바랍니다. 저는 혀기였고, 이후의 시간도 롤코라떼와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라며, 다음 영상에서 다시 만나 뵙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우리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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