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18. 15:08ㆍ테마 파크 비평
홍콩 남부에 위치하여 남쪽으로 펼쳐진 드넓은 바다와 마주하고 있는 홍콩 오션파크(구 명칭 '홍콩해양공원', Ocean Park Hong Kong / 香港海洋公園)는 홍콩을 대표하는 놀이공원이다. 2005년 홍콩 디즈니랜드가 문을 연 후로도 대중적인 인기와 실제 집객력 모두에서 디즈니랜드에 앞에서며, 글로벌 공룡 기업인 디즈니의 테마 파크를 이긴 로컬 파크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개원 40주년 되던 2017의 할로윈 시즌에 방문한 경험이 있으며, 당시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지금까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파크이다.
Ⅰ. 현재 구조
홍콩 오션파크는 크게 '워터프론트'와 '정상'이라느 두 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워터프론트 (The Waterfront / 海濱樂園)
만(灣)의 안쪽 지대로 홍콩 메트로 해양공원(海洋公園)역과 연결된 정문이 위치한 곳. 아이들과 가족 단위 게스트를 위한 시설과 공연을 위주로 짜여 있다.
정상 (The Summit / 高峰樂園)
곶의 끝자락에 있는 가파른 산 정상에 위치한 구역으로, 틴에이저와 2030 세대가 좋아할 라이드 파워를 지닌 시설이 많다. 워터프론트 구역과는 직선 거리로만 1㎞ 이상 떨어져 있으며, 고도 또한 100m가 넘게 차이나기에, 게스트는 도보는 접근할 수 없고, 워터프론트 구역에서 케이블카나 지하 삭도인 오션 익스프레스를 이용하여야 한다.
1) 워터프론트는 다시 다음의 세 개 세부 구역으로 나뉜다.
아쿠아 시티 (Aqua City / 夢幻水都) 구역
파크의 정문과 다양한 M&D 관련 시설 및 무대가 위치한 곳이며, 메인이 되는 수족관과 정상으로 향하는 케이블카와 오션 익스프레스의 스테이션이 위치한다. 일부 구간은 옛 홍콩 거리의 풍경을 재현하고 있다.
놀라운 아시아의 동물 (Amazing Asian Animals / 亞洲動物天地) 구역
동아시아의 동물을 중심으로 한 동물원 시설과 숲속 트레일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워크 스루의 비중이 높다.
휘스커즈 하버 (Whiskers Habour / 威威天地) 구역
파크의 대표 캐릭터와 친구들로 꾸며진 테마 구역으로,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게스트를 위한 공간이다. 워크 스루 등의 체험 중심 시절이 많으며, 상시 그리팅 이번테 중 상당수가 이곳에서 진행된다.
2) 정상 역시 다음의 다섯 개의 세부 구역으로 나누어 진다.
스릴 마운틴 (Thrill Mountain / 動感天地) 구역
케이블카의 스테이션이 위치한 곳이며, 미국의 페스티벌 마켓 플레이스 컨셉으로 꾸며져 있다. 오션파크의 대표 익스트림 급 롤러코스터인 헤어 레이저를 비롯, 라이드 파워가 어느 정도 있는 어트랙션들로 꾸려져 있다.
열대우림 (Rainforest / 熱帶雨林天地) 구역
오션 익스프레스를 통해 워터프론트와 연결된다. 이름에 걸맞게 동물원 시설과 리버 래피드 어트랙션이 설치되어 있다.
남극북극 탐험 (Polar Adventure / 冰極天地) 구역
극지방과 관련된 동물들과 북극 테마의 놀이기구가 들어선 구역이다. 제법 인기가 있는 구역이지만 구역의 면적은 정상에 위치한 구역 중 가장 좁다.
어드벤처 랜드 (Adventure Land / 急流天地) 구역
워터프론트의 반대편 만입부에 위치한 구역이다. 헤어 레이저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스릴을 담당하던 구역이다. 정상의 다른 구역들에 비해 고도가 낮기 때문에, 이곳을 가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에스컬레이터를 지나야 한다.
마린 월드 (Marine World / 海洋天地) 구역
곶의 가장 끝에 위치한 구역이다. 수족관 시설은 인기가 있으나 라이드 어트랙션은 다소 노후되어 인기가 높기는 않다. 홍콩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롤러코스터인 드래곤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Ⅱ. 구역 개편
홍콩 오션파크는 지난 2020년 7월, 파크의 대규모 확장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파크의 면적 자체를 넓히는 확장 작업과 함께, 기존의 시설을 없애고 새로운 시설을 들이는 변경 작업이 동시에 진행된다.
1) 워터프론트
애주어 베이 (Azure Bay / 蔚藍海灣) 구역 신설
파크의 남서쪽으로 구역이 확장된다. 기존의 휘스커즈 하버에서 해안선을 따라 파크의 면적을 더 넓히고, 육로로만 접근할 수 있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항로를 통해서도 파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파크의 새로운 입구도 들어 온다. 지금까지는 파크의 라이드 파워가 정상에 몰려 있었으나, 애주어 베이어 익스트림 급 롤러코스터를 들이며, 두 구역 간의 라이드 파워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씨월드 올란도에 신설될 새로운 서프 코스터 모델로 알려진 볼리거 & 마비야르(Bolliger & Mabillard) 사의 신형 런치 코스터의 스테이션도 애주어 베이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롤러코스터는 애주어 베이뿐 아니라, 워터프론트 전체의 산 하단부를 따라 레일이 설치될 예정으로, 파크 최초의 정통 테레인 코스터가 될 것으로보인다. 또한 탑승물이 물가 주변을 지날 때 레일 주변의 특수 장치를 통해 물이 뿜어져 나오도록 하여 마치 파도를 타는 것과 같이 연출될 것이다.
휘스커즈 하버 구역 축소
휘스커즈 하버 구역 자체는 프로젝트 이후로도 존재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나 캐릭터 그리팅 시설이나 인기 어트랙션은 현재와 동일하게 운영될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일부 시설은 운영을 중단하고, 해당 시설이 철거된 자리는 애주어 베이로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2) 정상
스릴 마운틴 구역 개편
라이드 파워 보강을 통해 워터프론트에서도 젊은 세대가 즐길 만한 시설을 마련한 것과 동일하게, 프로젝트 이후로는 정상에도 가족 단위 게스트가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릴 마운틴 구역의 경우, 스릴 중심 어트랙션 편재에는 변화가 없겠으나, 기존의 페스티벌 마켓 플레이스 컨셉에 미국 전원 마을의 목가적 풍경이 더해지는 식으로 테밍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어드벤처 밸리 (Adventure Valley / 歷險谷) 구역 신설 및 어드벤처 랜드 구역 축소 혹은 전환
어드벤처 랜드 구역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손을 많이 대는 곳이다. 로그 풀름 어트랙션인 레인징 리버가 철거되고 그 주변으로 어드벤처 밸리라는 새로운 구역이 들어올 전망이다. 어드벤처 밸리에는 액티비티 중심의 시설이 설치되어 초등학생을 동반한 가족 단위 및 중고등학생 등 다양한 연령대의 게스트가 체험할 수 있는 구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세부 정보가 없어 확인할 수는 없으나, 기존 어드벤처 랜드의 일부가 어드벤처 밸리로 분리될 수도 있고, 어드벤처 랜드 구역이 완전히 어드벤처 밸리 구역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그로브 (The Grove / 飛越森林) 구역 신설
이번 프로젝트에서 시간과 돈이 가장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기존의 열대우림 구역과 마린 월드 구역 서쪽 끝의 빈 땅과, 두 구역의 사이의 꽤 넓은 구릉 지대를 통합하여 그로브 구역이라는 하나의 새로운 구역이 만들어 진다. 그로브는 조경과 액티비티 중심의 구역으로, 가든스 바이더 베이가 떠오르는 대형 설치물과 캐노피 워크가 들어옴과 함께, 짚라인과 인버티드 코스터 등 스릴도 겸비한 구역이 될 전망이다.
바다의 끝 (Ocean's Edge / 海角樂園) 구역 신설 및 마린 월드 구역 축소
기존의 마린 월드 구역의 일부 중 파크의 최남단, 곶의 끝자락에 해당하는 부분에 바다의 끝이라는 새로운 구역이 들어온다. 드래곤 등 낙후된 어트랙션이 철거된 자리가 바다의 끝 구역에 편입된다. 해안 절벽을 따라 달리는 레이스 코스터 형식의 마운틴(알파인) 코스터와 이곳에는 또한 볼리거 & 마비야르 사의 다이빙 코스터(Dive Coaster) 모델 등 파크의 라이드 파워를 더더욱 키울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처럼 산의 정상부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고도가 낮은 곳으로까지 파크 확장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신규 롤러코스터가 해안 절벽에 의한 시각적 스릴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롤러코스터가 지니던 특징과 장점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다이빙 코스터와 마운틴 코스터는 지금까지 홍콩에 소개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오션파크로 들어오는 것이 홍콩 프리미어가 된다.
Ⅲ. 프로젝트 추진 배경
이번 프로젝트는 이른 것은 당장 2021년에, 가장 늦게 공개되는 것은 2026년에 오픈할 예정으로, 무려 6년간 시차를 두고 파크를 조금씩 확장해 나가고 또한 조금식 게스트에게 공개하는 순차적 확장 계획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예산으로 약 95억 홍콩달러(약 84억 8천만 위안), 한화 약 1조 5천억 원이 책정되었다. 전체 예산 중, 약 40.4%는 시설물 건설, 약 18.2%는 설계 및 관리 비용, 약 15.7%는 지반 공사, 약 9.2%는 어뮤즈먼트 라이드 어트랙션 제작, 약 7.5%는 토지 공사에 사용되며, 전체 예산에는 비상금 역시 포함되어 있다.
오션파크가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강행하는 이유는 파크가 직면한 밝지 못한 현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오션파크의 입장객수는 2010년대 초반 7백만 명 대까지 증가한 것이 '15-'16 회계 연도에 6백만 명으로 급감한 뒤, 이후로도 계속 하향세를 보이는 중이다. 영업 이익 역시 '17-'18 회계 연도를 끝으로 지속적인 적자를 보이고 있다. 계속되는 재정 악화의 돌파구로써, 오션파크 측은 대규모 확장을 통한 티켓 파워 강화 책을 마련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Ⅳ. 위기 요소
이미 오션파크는 이번 프로젝트는 추진하기에 앞서,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여 워터 파크인 두 번째 파크 건설 및 파크 리조트화 사업을 진행하였다. 해당 사업에는 현재까지 약 29억 홍콩 달러, 한화 약 4천5백억 원이 투자되었으며, 이는 파크 측이 초기에 책정하고 편성했던 금액의 2% 이상를 넘는 액수이다. 뿐만아니라, 이들 해당 신규 시설은 2017년 하반기나 2018년 상반기에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나, 2020년인 현시점에도 완공되지 못하였다. 매리엇 호텔은 최근 문을 열였고, 워터 파크도 느리지만 꾸준히 공사가 진행되고는 있으나, 더 플러튼 호텔은 아직 공사에 들어가지도 못하였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연이어 추진하면서 티켓 파워를 강화하고 캐시 플로우를 유도하겠다는 전략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순차적 확장을 통해 극적인 성장을 이룩한 대표적인 예시로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의 사례도 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은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 포터의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한 번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4개년에 걸쳐 순차적 확장 계획을 진행하며 투자 비용 마련과 확장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여 크게 성공한 경우에 속한다.
문제는 외부 요인에 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순차적 확장을 벌이던 시기 일본은 유례 없는 관광업 호황으로 청신호 아래에 있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홍콩 단압과 그에 따른 글로벌한 외교 갈등, 환경 문제와 그에 따른 환경성 질병에 대한 문제 제기, 그속에서 중국발 미세 먼지의 직격탄을 받은 홍콩의 상황, 거기에 언제 끝날지 확신할 수 없는 유례 없는 팬데믹 상황까지, 지금의 오션파크에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기까지 꼭 필요한 캐시 플로우를 방해하는 외부의 악요인이 너무나도 많다.
오션파크의 좋지 못한 현 상황은 애당초 오션파크의 잘못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홍콩 디즈니랜드 역시 '15 회계 연도부터 입장객 꾸준히 감소하며 영업 이익 역시 쭉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기 두 시설의 라이벌이 될 만한 다른 사업체가 등장한 것도 아니기에, 작금의 상황은 오션파크와 디즈니랜드의 실책이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한 홍콩의 엔터테인먼트 및 레저 산업의 수요 자체의 급감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해야 한다. 팬데믹 사태의 영향권에 들지 않았던 2019에도, 홍콩의 외국인 입국객수는 최근 6개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중화권인 타이완을 비롯하여,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과 함께 놓고 보아도 홍콩은 2018 대비 입국객수가 감소한 유일한 국가였다. 홍콩으로의 유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부동산 문제와 중국 정부의 홍콩 탄압과 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홍콩을 벗어나는 홍콩인은 늘어나는 상황이다.
Ⅴ. 글을 마무리하며…
테마 파크와 같은 장치 산업은 사람이 모여드는 만큼 돈을 벌 수 있고 모이는 사람이 줄어들면 이익이 줄거나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윤 감소가 산업체의 문제라면 산업체의 개선 의지와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나, 지금의 홍콩의 상황과 같이 산업체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영리하게 투자를 하여도 과투자가 될 수밖에 없다. 동일한 이유로 오션파크의 라이벌인 홍콩 디즈니랜드 리조트의 순차적 확장 계획 또한, 지금까지는 유효했으나 지금부터는 유효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놀이 공원이 성장과 발전을 이루고, 라이드 어트랙션을 비롯한 새로운 체험 거리를 마련해 가는 것은 파크 마니아이면서 관련 업계 종사자로서 매우 기쁜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도 훌륭한 놀이시설을 오래도록 체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더더욱 바란다. 홍콩 오션파크가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부분은 분명 응원해야 할 일이나, 이 문제가 산업체 하나의 노력이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면 막대한 투자는 성장으로의 분수령이 아닌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홍콩 오션파크를 너무나도 좋아하기에, 이 훌륭한 파크와 앞으로도 오래 오래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홍콩에도 봄이 오고 즐거움이 가득한 나라가 되기를 희망한다. 홍콩에 좋은 추억이 있고, 또한 오션파크의 팬이기도한 입장에서, 이번의 프로젝트가 부디 신의 한 수로 작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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